지금으로부터 5년 전 이야기입니다.
직장 동료가 결혼하게 되어, 새집 구매 축하에 초대받았습니다. 그래서 휴일에 방문했는데, 집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곳부터 기분이 나빠지더니 현기증이 났습니다.
그때는 단순히 더위 먹은 줄로만 알고, 가방에서 꺼낸 음료수로 수분 보충을 하고 별일 없이 넘어갔는데...
새집에 도착하자 친구 부부는 환한 미소로 저를 맞아주었습니다. 하지만 집 안의 공기는 무겁고, 묘하게 축축한 압박감이 느껴졌습니다. 마치 늪이나 우물 바닥에 있는 듯한 감각이었습니다.
"나 화장실 좀 쓸게."
"네, 쓰세요. 거실을 나와 복도 끝에 있어요."
잡담을 중단하고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고 고개를 들자, 등 뒤 창문 너머로 엉망으로 황폐해진 뒷마당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잡초가 무성한 뒷마당 구석에는 콘크리트로 굳혀 놓은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흥미를 갖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것은 우물이었습니다.
"저기... 뒷마당에 우물이 있던데..."
"아, 그거요? 전부터 있었어요. 철거하려고 했는데 업자 말로는 어렵다고 해서, 콘크리트 채워놓고 방치 중이에요."
"방치라니... 제사라도 지내줬어?"
나쁜 예감에 휩싸여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친구는 멀뚱멀뚱하더니 "그게 뭔데?"라며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그 후 친구의 안내로 집 안을 둘러보며 부부 침실이나 장래 아이 방, 다이닝 키친을 구경했는데...
"어머, 또 이래?"
부엌에 들어서자마자 친구가 얼굴을 찌푸리며 싱크대로 달려갔습니다. 아주 새것인 수도꼭지에서 똑... 똑... 하고 물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설치할 때 결함인가 봐. 새것인데도 헐거운 것 같아, 아무리 다시 잠가도 계속 떨어지네."
당황하는 친구 부부를 옆으로 하고, 저는 똑... 똑... 떨어지는 물방울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친구 부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왜냐하면 그것은 흙탕물이었고, 검붉은 녹물처럼 탁했기 때문입니다.
"저기... 눈치 못 챘어?"
"어? 뭘?"
"그거 흙탕물이야. 탁하잖아, 마치..."
'피처럼'이라고 이어 말하려다 입을 다문 저에게, 친구 부부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슨 소리 하는 거야, 그냥 보통 물이잖아."
"안전하고 깨끗하지? 최신 정수기 쓰고 있는데."
믿기 어렵게도 그들에게는 검붉게 탁한 물이, 보통의 수돗물로 보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너무 무서워져서 도망치듯 친구 집을 나섰습니다.
떠나기 전에 우물에 액막이나 숨구멍을 해달라고 설득했지만, "호들갑 떨긴", "요즘 시대에 이렇게 미신 믿는 사람도 드물다"며 웃을 뿐,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몇 달 후... 친구 부부는 사망했습니다. 사인은 식중독입니다.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습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식중독의 원인이 될 만한 것을 먹지 않았는데도, 식중독 증상을 보이며 죽음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친구 부부는 우물의 저주로 죽은 것일까요?
씌인 사람의 눈에는, 누가 봐도 위험한 우물의 흙탕물이, 안전한 수돗물로 보였던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