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끓이거나 삶는 데 쓰는, 솥보다는 높이가 낮고 뚜껑과 손잡이가 있는 조리도구.
이를 현대 대한민국에선 '냄비'라고 부르는데, 이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어 나베(なべ)가 들어와 [남비]가 되었다가 냄비가 된 거래.
그럼 여기서 누군가는 묻겠지. 받침 ㅁ은 어디서 생겨난 것이냐고. 이걸 설명하는 게 바로 일본어의 비탁음(鼻濁音) 현상이야.
'비탁음'이란 일본어에서 탁음(특히 が행)이 특정 조건 하에서 비음화하는 현상을 말한대. 현대의 표준 일본어에선 주로 が행이 어중·어말에 오면 비탁음이 일어난다더라. 나가사키(ながさき)가 [낭아사키]처럼, 아리가토(ありがとう)가 [아링아토ー]처럼 들리는 경우가 바로 이에 해당한대.
근데 옛날엔 が행뿐만 아니라 ざ행, だ행, ば행에서도 이 비탁음 현상이 일어났나 봐. 이는 포르투갈 선교사들이 일본어를 로마자로 옮겨적은 자료, '첩해신어'같이 조선왕조 때 나온 일본어 교재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더라. '나베'가 냄비가 된 거, '타바코'가 담배가 된 것도 여기서 기원한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