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근처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던 돌멩이 하나를 집어서, 다시 일어나려는 파란 유각인을 향해 조준하고 손아귀 안에서 발사했다.
“글쎄, 잘 가.”
그의 미간에 이마와 뒤통수를 잇는 구멍이 뚫리는 것을 신호로 나는 건물 내부에.
염동력 그물에 휘감긴 모든 인신매매범들을 한 번에 쥐어짰다.
-콰드득! 파콱! 쫘아아아아-
사방에서 피와 똥의 주머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나고.
살아있는 붉은즙 압착기들로부터 뿜어져 나온 대량의 액체의 격류가 흘렀다.
붉은 액체의 파도가 계단과 통로를 타고 1층에 쏟아져내린 것이다.
당연하게도 나는 그것에 휩쓸렸다.
“어푸! 어푸! 으아아아~”
으욱, 쇠맛이랑 비린내에 돌아버리겠네.
목을 부러뜨리거나 자르는 게 더 나았으려나.
그런데 그건 발걸음을 옮길 때 힘들잖아.
라고 생각하며 완전히 빠져버렸다.
잠시 후.
1층의 구멍을 통해 남은 액체가 다 빠졌을 무렵.
정신을 차린 나는 생명조작으로 폐와 위장에 고였던 액체를 강제로 뿜어내고.
새빨간 물기를 머금고 무거워진 옷을 전부 벗어던지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다.
키 크고 그뉵그뉵한 마초 보디도 멋지지만, 역시 원래 몸이 다루기 편하단 말이지.
“아, 힘들다~ 넷카. 이제 들어와.”
내 말을 들은 넷카는 붉은 액체로 끈적이는 바닥 위를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걸어왔다.
쭈뼛쭈뼛한 움직임과 약간 의기소침한 표정은 내 기분을 거스르지 않으려는 듯 보였다.
“끝나셨군요, 마스터.”
“넷카, 뭘 그리 겁먹었어?”
아니 아까 그건 다 연기였다니까? 누가 보면 수시로 갈구는 줄 알겠어, 확 그냥!
나는 일단 넷카를 안심시키기 위해 한번 웃어 보였고.
그녀는 맨손으로라도 내 얼굴에 묻은 것을 털어주었다.
따끔따끔한 감촉에 얼굴이 살짝 찌푸려졌다.
여전히 찝찝하긴 하지만, 그나마 나은가?
“3층에서 목욕이나 샤워가 가능한 방으로 안내해.”
“알겠어요, 마스터. 계단은 이쪽입니다.”
상황은 일단 정리되었고.
샤워를 하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던 중에 물컹한 덩어리를 밟고 그 위에서 한번 굴렀다.
"꺄악!
나와 넷카는 마치 시트콤 캐릭터처럼 계단 위로 주르륵 우당탕 미끄러져 굴렀다.
"으갸갸걋!"
다행히 둘 다 부상은 거의 없나?
내일쯤엔 엄청 여기저기 아프겠지 분명.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조심조심 2층에 도착했을 땐 찢어지고 으깨지고 터진 고깃덩이들이 가득했다.
한 발자국 옮길 때마다 뻘에 잠기 듯이 푹푹 빠져서 힘들었지만.
으악 발가락에 파고드는 감촉이 너무 기분 나빠앗!!
그래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다음 계단을 향해 나아갔다.
일단 살아있는 사람은 없는 것 같네.
아무래도 2층까진 자신이 조금 떨어져서, 살아있는 녀석이 있을 가능성을 생각했는데 기우였나 보다.
마지막으로 3층으로 향하는 비교적 깨끗한 계단을 올랐고, 바닥에 붉은 발자국을 남겨가며 가장 깨끗한 방에 도착했다.
10편 정도 쓰면 노벨피아에 연재 시작할 건데 이 정도 유혈 묘사는 괜찮을까요.
약간 영화 샤이닝스럽게 써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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