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4일 6.44패치가 6명의 새 영웅들과 세상에 나왔을때, 저는 그중에 하나를 디자인 했습니다.
그것은 조금 먼 기억일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지금의 도타 커뮤니티에 이 기억을 공유하고 싶네요.
제가 그 당시 디자인한 영웅은 여러분에게 있어 애증의 관계에 있는 싸구려 광전사 '허스카' 였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이 글의 제목을 정확하게 읽었다면
제가 단순히 '영웅'이 아니라 '영웅들' 이라고 쓴 것을 보셨겠죠.
네 그래요. 제가 처음 만들어낸 영웅은 허스카가 아니에요,
쌍둥이 대가리의 드래곤, 모두가 사랑하는 와드 바이어 (자키로)가 최초였어요.
그러나 허스카야말로 제 이름을 영원히 도타세계에 기여한 사람으로써 각인시켜준 영웅이지요.
저의 인터넷상의 가명은 "eva00r". 10년전 태국의 한 대학생이었고, 지구 반대편에 미국에 있는, IceFrog와 작업했습니다,
실제로 만난적은 한번도 없었고, MSN 메신저와 도타 올스타즈 포럼에 올린 글로만 커뮤니케이션을 했죠.
12시간의 시차때문에 저의 활동은 고작 몇년이었고,
도타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입력하기위해 도타 포럼에 자주 나타났죠.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던 시기는 2006~7년이네요 (패치넘버는 6.30에서 6.50사이)
구글링 하니까 당시 패치노트 여기저기서 'thx eva00r'보이네요.
아마 활동시기는 그보다 이전이거나 좀더 길었을수도 있었겠지만
아무튼 그 당시만큼 많은 기여를 하지는 않았을겁니다.
저는 원래 오리지널 도타 포럼의 평범한 멤버였습니다.
그리고 도타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포럼에 제안하기 시작했습니다.
몇달 혹은 아마 1년정도 지나서 저는 포럼에서 친구들을 사귀었고
그들은 MSN을 통해 IceFrog에게 저를 소개시켜주었어요.
제 첫번째 영웅은 자키로였습니다 (펫 이름 아닙니다.) 전 여전히 그놈을 쌍둥이 대가리 드래곤이라고 부릅니다.
아마 제 기억이 정확하다면, IceFrog는 이 영웅 모델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싶어했어요,
용의 숨결같은걸 염두에 두고있었거든요.
그는 뱀이나 도마뱀같은게 아니라 진짜 용의 숨결을 만들고 싶어했었기 때문이죠.
당시 쌍두용은 WC3의 나이트엘프 유닛인 키메라에 베이스를 두고 있었는데,
그건 지금같은 붉고 푸른 용이 아니었어요, 보라색이었죠.
단조로운 보랏빛의 숨결은 끔찍하기 짝이없는 아이디어였고 다행스럽게도 실제 게임에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저는 불과 얼음이라는 테마를 생각해냈고
자키로의 1번 스킬은 DK의 불꽃숨결을 가져와서 붉은색과 파란색으로 두번 뿜어져 나오게 채색을 바꾸었습니다.
2번과 3번 스킬은 각각 얼음과 불이라는 테마에 맞도록 만들어졌고 그리고 나서야 궁극기를 디자인 할수있었어요.
당시에 우리는 자키로는 반드시 지능영웅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저는 자키로가 스턴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얼음길은 긴 사거리의 스턴기로 완성이 되었고
Auto-Fire(구 자키로의 3번스킬) 는 패시브로서 만들어졌습니다만 후에 자동시전이 가능한 흐르는 불길로 바뀌었습니다.
불바다는 제 기억이 맞다면 IceFrog의 아이디어였습니다,
이 모든게 합쳐져 우리는 제가 개발에 참여한 첫번째 영웅을 얻게되었죠.
앞서 말한 1년동안 저는 스펙터나 가시멧돼지의 리메이크나
돌격흉갑이나 시바의 은총같은 몇몇 아이템의 아이디어에 기여했어요.
그 당시에는 어떤 영웅도 깰 수 없는 두가지의 대원칙이 있었는데
원거리 힘영웅과 근거리 지능영웅이라는 것은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6.44버전에 들어서면서 근거리에서 원거리로 변화하는 민첩영웅(TA) 과 함께 모든 규칙을 깨기로 결심했습니다.
도타에 허스카, 암살기사, 어둠현자가 동시에 나오는건 굉장히 신나는 일이었어요. (당시 패치에는 언더로드, 언다잉, 폭풍령이 같이 나왔습니다.)
허스카는 포럼에서 제가 오리지널로 디자인한 영웅이었고
IceFrog는 밸런스를 위해 수치를 조금 조정한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내놨습니다.
그래서 허스카는 다른 분들과 같이 작업한 다른 영웅들과 달리 100% 저 혼자 만들어낸 영웅이라고 말할수 있죠.
저의 생각은 이랬습니다,
게임에서 이 원거리 힘 영웅이 밸런스를 파괴하지않게 하기 위해서는 그가 스펠 코스트에 마나 대신에 HP를 소모하게끔 하고
HP가 낮아질수록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컨셉은 원거리 힘 영웅들에게 아주 적합했죠.
허스카는 특히 대즐과 같은 세이브 스킬을 가지고 있는 팀원들과 굉장히 잘 맞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오라클은 6년뒤에 나왔습니다.)
또... 다음 메이저 패치 (6.49)때에는 허스카와 그의 친구 (리메이크된 흡혈마)는
그들의 재단사가 만들어준 모르디기안의 완갑을 선물받았습니다.
두번째는 어둠현자였어요. 원거리 힘 영웅이 원리적으로 너무나 강했다면 근거리 지능 영웅은 완전히 정반대의 상황을 가지고 있었죠.
쓰레기같은 공격 모션을 가진 어떤 근거리 지능영웅이 레인전에서 쓸모가 있을까요?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다른 영웅들하고는 다른 레인전을 하게끔 하는 것이었죠.
라이트닝 쉴드 (WC3 샤먼의 스킬)를 이온쉘로 리스킨하고 새로 만들었어요,
초기 레인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죠.
근거리 캐스터인 어둠현자는 정글 크립을 제외하고는 어떤것도 공격하지 않도록 디자인 된거에요.
바로 이온쉘을 메인 데미지로 사용해서요
그 다음 IceFrog는 진공이라는 AOE 스킬을 만들어서 짝을 이뤄줬어요.
근데 저는 어둠현자의 치명적인 약점을 발견했습니다.
만일 어둠현자가 이온쉘을 걸고 적에게 달려가고 있다고 합시다.
어느 누가 그걸 바라만 보고 있을까요? 모두 도망가고 결국엔 그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되는겁니다.
어둠현자가 근거리 지능영웅으로서 이동속도만을 위해 골드를 투자한다면
영웅 그 자체에는 아무 보강이 이뤄지지 못하게 되어서 스킬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녹아버리겠죠.
그래서 저는 헤이스트 스펠로 타겟의 속도를 잠시나마 올려서 접근성의 갭을 줄이고
이온쉘을 유효한 주문으로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이 세가지 스펠은 서로 굉장히 잘 보조를 맞춰주게 되었지만
또 다른 진짜 문제는 궁극기에서 터졌어요.
우리는 한동안 앞의 세 주문에 적합한 궁극기를 찾지 못했어요.
IceFrog는 수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해봤지만 마지막에 채택된것은 제 아이디어인 복제의 벽이었습니다.
이로써 어둠현자는 한타에서 혼란을 일으켜서 유리함을 가지도록 되었지요.
얼핏 글로만 보면 이 스킬들은 조화롭지 못하다고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매우 좋다는걸 알았습니다.
세번째는 암살기사였습니다. 그녀의 메인 아이디어는 민첩 근거리 영웅이었지만
저는 그 컨셉을 비틀어서 멀리있는 타겟을 공격할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건 사이오닉을 테마로 한 능력 마치 사이오닉 무술가같은 것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IceFrog에게 사이블레이드에 대한 걸 제안했고 채택되었습니다.
심지어 그녀가 아이어에서 훈련받고 템플러가 되었다는 설정도 추가했습니다.
나중에 IceFrog는 숨어들기와 그녀를 암살자로 만들기 위한 궁극기 사이오닉 트랩을 만들었어요.
그 당시 저는 FFXI (파이널판타지11)를 엄청나게 플레이 했었고 닌자 클래스에 푹 빠져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거기어 아이디어를 얻어 암살기사의 방어도와 공격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굴절의 보호막을 제안했고,
마침내 모든 라나야 패키지가 완성이 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라나야라는 이름은 제가 지은게 아니에요.
자 어쨌든 이 일들은 도타 커뮤니티를 위한 제 일의 일부였고,
저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혁신적인 영웅 디자인들이 나오고 있다는것이 기쁩니다.
팡골리어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벡터 타겟팅을 도입해서 만들어진 멋진 영웅이에요.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또 다른 것은 (특히 이것을 읽고있는 대학생 친구들에게) 제가 실제로 도타에 기여한 것보다 더 많은것을 얻었다는 것이에요.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게임 중 하나를 디자인 할수 있다는 것은 돈을 받든 받지 않든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우선 기부를 하는 방법을 배웠고 돈의 유무와 상관없이 지구 반대편을 넘어서 큰 일이 일어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그 능력은 제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 큰 성공의 요인이 되었어요.
도타는 제가 몇년후 개인적으로 찾은 수백만 달러의 인터넷 스타트 업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앞에 있는 기회를 잡아 보세요, 여러분의 현재 목표는 기술을 배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것들을 연결 해낼겁니다.
마치 스티브 잡스가 말했듯 여러분은 미래의 점은 이을수 없지만 과거에 배운 기술들을 연결하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제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이번 Ti에서 동남아 친구들에게 큰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미네스키, 프나틱, TNC 모두 힘내세요! 그리고 시크릿의 미드원, LGD의 xNova 선수도 응원합니다.
'eva00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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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해보니 원문 번역 한번도 올라온적이 없는 글이라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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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얼개 적혀있는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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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수 시절인가 | 20.08.26 19:05 | | |
(IP보기클릭)59.14.***.***
루리웹-3767090313
본문에 얼개 적혀있는데 ㅋㅋ | 20.08.26 19:5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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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자키로 쓰는데 좋긴 좋습니다. 특히 다이브되는 도끼나 언다잉 이런애들하고 같이 들어가면 초중반 굴리기가 너무 좋아요. 다만 상대가 BKB를 착실히 가주면 (???) | 20.08.26 20:2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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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우레인저 갑니다 ㅋㅋㅋ | 20.08.26 21:5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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