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가격은 일절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의 감상이라는 걸 우선 밝힙니다.)
플레이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작이 참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은 게임이었죠.
하나 같이 나사가 빠진 등장인물들에 참 공감하기 어려운 감정선과 전개까지... 단적으로 말해서 시마네현 관광 요소를 제외하면 그냥 병맛 게임이었음.
이번 작은 개그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나마 등장인물들이 정상인의 범주에서 행동하고,
각 화마다 개별적인 미스터리 사건이 발생해서 해결까지 일단락이 되지만,최종화에서 모든 플롯들이 정리가 되는(역전재판 구성이라 하면 이해하기 쉬울 듯) 매우 정석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런 정상적인 게임이 되니깐 전작의 슈르함과 병맛에서 나오는 컬트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사라짐. (...)
그럼 시나리오의 품질로 정면에서 승부볼 수밖에 없는데 제가 볼 때는 아쉽게도 그 품질이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각 화의 사건마다 나오는 트릭과 추리는 그냥 코난 1사건에 나오는 수준 딱 그 정도.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10년 전의 영상물 프로젝트에 대한 미스터리 수준 또한 아주 뛰어나다고 보기에는 힘듭니다.
다만 직접 플레이를 하면서 조금씩 윤곽을 잡게 하는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대체 10년 전에 뭔 일 있었는지 궁금즘을 유발하게 하는 구성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건 전작에서도 나름 강점이었던 부분. 막상 플레이가 끝나고 나서는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렵지만...
요약하면 전작의 병맛스러움은 확실히 줄었고 뭔가 정상적인 추리물 게임이 되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컬트적 재미는 사라졌고, 추리물로서의 퀄리티는 코난과 비슷하고 전체 시나리오 또한 절대 뛰어난 편은 아니다.
추리물과 노벨류의 게임에 어지간히 애호가 있어서 '나오면 무조건 사고 본다.'는 식의 가격에 일절 신경 안 쓰는 사람들 외에는 추천하기 어렵다... 정도.
각종 시스템은 그냥 장식에 가까울 정도로 비평할 가치도 없어서 따로 언급 안 합니다. 일러는 예쁜데 로딩 호흡이 은근히 길어서 묘하게 짜증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