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비버] 산나비, "마이너 업데이트 이후, 내년 초에 무료 DLC 준비 중"
이는 단순히 소재의 독특함만이 아니라, 플레이의 완성도와 기본기가 탄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미려한 아트워크와 충실한 플랫포머 구성은 이후 정식 출시에 이르러 꽃을 피웠고 여기에 이야기에 몰입하기 위한 여러 장치와 반전을 보여주면서 게임의 엔딩에 도달한 많은 사람을 울리기도 했다.
일부 아쉬운 구간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성공적인 결과물을 보여준 산나비. 개발사 원더포션은 산나비의 정식 발매 이후 소소한 변경 사항을 거치며, 게임을 조금씩 개선하고 있는 상태다. 11월 30일에는 데모에도 있었던 타임 어택 모드를 선보이는 한편, 엔딩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무료 DLC도 준비하고 있다.
금일(1일)부터 12월 3일까지 진행되는 인디 게임쇼 ‘버닝 비버 2023’에서도 부스를 꾸린 원더포션. 개발자와 이야기를 하고 굿즈를 사기 위한 팬들의 방문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바쁜 현장에서, 원더포션 유승현 대표를 만나 지금까지의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간략하게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 다섯 분으로 개발을 진행하셨던 것으로 압니다. 이제 게임이 성공적으로 런칭되고. 이렇게 많은 팬분들도 방문을 해주고 계십니다. 지금까지 개발 과정을 돌아보면서 소회가 있다면 들어보고 싶습니다.
= 돌이켜보면 계속 고난의 연속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가 위기였고요… 사실 그건 지금도 그렇기는 하네요. 그렇기 때문에 뭔가 소회라고 하는 이야기를 전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걸 넘어서 아무 생각이 없는 단계에 돌입했으니까요. 저 뿐만 아니라 다들 그런 상태입니다.
● 어제였죠? 타임어택 모드가 들어갔는데, 이후에 개발 과정이나 조금 더 손을 보는 부분들이 있을까요.
= 타임어택 모드를 선보인 이후 현재는 버그 수정 위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난이도가 높은 부분 위주로 마이너한 업데이트를 제공해드리고자 합니다. 뭔가 콘텐츠를 새로이 선보이는 등의 것들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 그건 좀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네요. 타임어택과 관련해서도 랭킹이나 이런 것을 표시하면 계속 즐기는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했는데요.
= 저희도 고민을 했습니다만, 이게 아무래도 순위표를 구현하기가 쉽지 않기도 하고요. 지속적으로 관리도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인원등을 고려하면 순위표는 포함하지 않기도 결정을 했습니다.
다만, 지금도 클리어 시간을 찍어서 공유를 한다거나. 영상을 찍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플레이어 분들이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얼리 액세스 때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쭉 달리는 형태로 타임어택이 진행되었는데, 지금은 챕터별로 진행하실 수 있도록 끊어둔 상태입니다.
= 처음부터 생각을 하고 만들었다기 보다는… 조금 말이 그렇기는 하지만 만들면서 여러 아이디어를 추가하는 형태가 됐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바닥에 반사되는 것이나 브라운관이 깨져서 나무 형태를 만드는 것과 같은 것들을 선보이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부 연출 등에서는 프로그래밍적으로 고생도 했었고요.
● 음? 프로그래밍 측면에서 고생을 하신 연출이라고 하시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감독관이 아무래도 그랬는데요. 이게 감독관은 게임 전체가 2D로 구성된 것과 달리 3D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게 문제는 이전에는 한 번도 없었던 3D 형체를 게임 내에 구성해서 보여주는 순간, 무척이나 어색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이걸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만드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가까워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아예 다른 공간에 자리하는 형식으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2D와 3D가 다른 공간에 표현된 거죠.
● 지금 생각 했을 때, 아. 약간 이 부분은 조정을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아쉬운 지점들이 혹시 있으신가요.
= 3챕터인 공장 맵은 전투를 뺀 것이 안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게 이미 설정을 그렇게 잡아놔서 중간에 수정은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투를 배제한 상태로 선보이게 되었는데, 이게 산나비라는 타이틀의 정체성과는 잘 어울리지는 않았던 선택이 됐지 않나 싶습니다.
● 한편으로는 엔딩 이후의 이야기를 기대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과거 파트 DLC도 이야기는 하셨는데, 혹시 이후의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 내년 초중반 즈음에 무료 DLC 출시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과거 이야기를 포함해서 이외 여러 방안들이 논의 중이기는 합니다. 엔딩 이후의 이야기 (※주 : 게임을 클리어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구체적인 명칭 언급은 적지 않았습니다)를 할 수 있기는한데, 구체적으로 어떤 식이 될 수 있을지는 현재 시점에서는 답변을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선보일 DLC는 길지는 않고 짧은 형태의 이야기로 준비 중입니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