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쌔신 크리드’ 어머니 제이드 레이몬드, EA 떠난다
금세기 최고의 흥행 IP 중 하나인 ‘어쌔신 크리드’의 어머니 제이드 레이몬드가 유비소프트에 이어 새로운 보금자리였던 EA에서도 떠나게 됐다.
소니 프로그래머로 경력을 시작한 제이드 레이몬드는 2004년 유비소프트에 입사하여 전설적인 ‘어쌔신 크리드’ 초기작과 ‘와치독’,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프로듀서를 역임하며 일약 스타 제작자로 발돋움했다. 특히 게임 업계에서 보기 드문 여성 프로듀서라는 점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아, 2009년에는 유비소프트 토론토 스튜디오의 개발 총괄로 영전하여 800여 명의 개발자를 이끈 바 있다.
그런 그녀가 2014년, 지난 10년간 몸담은 유비소프트를 떠나 일렉트로닉 아츠(EA)에 입사했다. 당시 제이드 레이몬드는 “정말로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지금이 새출발을 할 최적의 시기”라 밝히며, EA 산하 모티브 스튜디오의 수장이자 비서럴 게임즈 총괄이라는 새로운 자리를 얻었다. 모티브 스튜디오의 주된 설립 목적은 유비소프트에서 ‘어쌔신 크리드’와 ‘와치독’이 그랬던 것처럼 EA를 위한 독자적인 IP를 창출하는데 있었다.
다만 이러한 희망찬 행보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비서럴 게임즈가 만들던 ‘스타워즈’ 기반의 신작은 제이드 레이몬드가 합류한 뒤에도 갈피를 잡지 못하다 2017년 즈음 개발사 자체가 폐쇄되어 버렸다. 모티브 스튜디오 역시 신규 IP 기획에 지지부진한 와중에 ‘스타워즈: 배틀프론드 2’ 싱글 캠페인 개발에 동원됐으나, 본편의 상업적 성공과 별개로 캠페인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제국에 환멸을 느낀 트루퍼가 반란군에 투신한다는 다소 진부한 전개와 5~6시간밖에 안되는 분량이 뭇 게이머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
결국 제이드 레이몬드가 4년만에 EA를 떠나게 된 배경에는 이러한 부진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남겨진 모티브 스튜디오는 맥시스 및 바이오웨어 모바일 부문 수석 부사장인 사만다 라이언의 관리 하에 놓일 전망이다. 제이드 레이몬드의 다음 거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