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위기로 수출 전선이 무너지고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리더십의 변화도 잇따르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지난 1일 짙은 군청색 지킨에 검정 티셔츠,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고 직원들 앞에 등장했다. 늘 터틀넥 스웨터에 청바지 차림으로 제품 발표를 했던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을 지키자”며 고객 중심 행동, 열린 협업 등 다섯가지 행동 원칙을 발표했다. 서 회장은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는데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고, 고객의 기대사항도 날로 달라지고 있다”며 “우리에겐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치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 회장이 연단에 선 이유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회사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서 회장은 “지금 이 시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하고 있는 구성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변화의 시기를 함께 이겨나가자”고 격려했다.
시몬스침대 안정호 대표는 최근 임원을 제외한 직원 450여명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지원금 30만원씩을 지급했다. 자신의 연봉을 반납해 지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꿋꿋하게 각자의 자리를 지켜준 임직원 모두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해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하게 됐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기업인으로서 본업에 충실하며 국가적 재난 상황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대부분의 기업이 매출 하락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구조조정과 같은 ‘마이너스’ 리더십이 아니라 직원들을 격려하고 함께 이겨내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플러스’ 리더십은 돋보일 수밖에 없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긍정적인 격려와 신뢰가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평소에는 의례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긍정과 격려의 리더십은 힘든 때일수록 힘을 발휘하는 법이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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