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오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28일 "윤 당선인이 내일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며 "다만 시간과 장소는 숙고해서 정한 뒤 당에 알려오기로 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현재 국회의원 신분이 아닌 만큼 기자회견 장소로 국회가 적절한지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1대 국회 개원 바로 전날 기자회견을 한다는 점에서 윤 당선인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털고 국회의원 임기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거취 관련 문제라면 당과 당연히 상의를 해야되는 것"이라며 "본인 해명과 소명 위주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국민 여론이 악화하는데도 침묵을 이어왔다.
그는 지난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퇴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이후 지난 27일 민주당 당선인 워크숍에도 불참하는 등 잠행을 거듭했다.
그간 윤 당선인은 남인순 최고위원 등 가까운 사람들과 연락을 취하며 당 지도부에 자신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기자회견 결정을 두고 조속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당내 분위기를 고려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을 향해 "본인의 책임 있는 소명이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28일 민주당 지도부와 윤 당선인을 향해 “미안하다. 한마디가 그렇게 어렵나"고 물었다.
김 교수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해찬 대표와 우상호, 김두관 의원 등 민주당 지도부와 중진이 일제히 '윤미향 일병 구하기'에 나섰다. 할머니의 눈물의 기자회견을 보고도 김어준, 최민희의 궤변에 이어 이젠 여당이 총반격에 나선 모습"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김 교수는 “국민의 70%가 그것도 여당성향 응답자가 50% 넘게 윤미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데, 민주당 지도급 인사들이 윤미향을 옹호하고 쉴드치기에 나서는 거야말로 참 구차하고 볼썽사납다"고 주장했다. 또 “할머니가 정치를 하지 못해 화가 났다는 식의 욕심과 질투감정으로 물타기로 나서니 그저 한심할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용수 할머니를 소재로 한 위안부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주인공이 미국 의회에서 진한 감동을 전한 연설의 백미는 일본을 향해 외친 한마디였다. ‘미안하다. 그말 한마디가 그렇게 어렵나’“라며 "국민들은 민주당과 윤미향에게 똑같이 묻고 있다. '미안하다는 그말 한마디가 그리 어려운 겁니까?'“라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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