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에 대한 국민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일자리·안전·환경 등이 주요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정부정책도 이에 따라 다변화됨에 따라 공기업들은 설립 본연의 목적 외에도 변화하는 현실에 따른 다양한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공기업 중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본연의 두가지 목표인 국민의 주거생활안정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충실하면서 일자리 창출, 사회적 약자지원, 공동체 활성화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주목된다.
LH는 일자리, 주거 안정 등 각종 사회문제 해결과 공동체 발전을 위해 고유 업무의 공공성 강화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스스로 변화하고 진정성 있는 혁신을 지향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또 이를 위해 LH는 사회적 가치를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설정했으며, 혁신, 실행, 신뢰, 포용, 소통과 인권, 안전, 일자리 등 사회적 가치 13개 요소를 연계해 사회적 가치 종합계획을 마련했다.
사회적 가치 종합계획은 사회적 가치 영향평가 제도 신설, 사회적 가치 중심 사업관리시스템 도입 등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국민과의 약속을 담은 중장기 종합계획으로, 계획수립 단계부터 사회적 경제와 동행포럼, 사회적 경제조직과 집중 면담 등 국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지속가능한 성과 창출을 목표로 했다. 아울러 LH는 2018년에 공공부문 최초로 사회적 가치 영향평가 제도를 신설해 사내 모든 규정과 제도를 사회적 가치 관점에서 재평가해 사회적 가치 실현에 저해되는 요소들을 개선했다.
사회적 가치가 개입하기 어려워 보이는 자금조달 등의 영역에서도 공기업 최초로 사회적 가치 실현 노력을 전개했다. LH의 자금을 운용하는 금융기관을 평가할 때, 각 금융사의 사회공헌기여도를 분석해 순위를 매기고, 평가결과에 따라 사회적 가치 기여도가 높은 순으로 자금운용 한도를 부여한 것이다. 또한 ‘사회적 가치 실현기업 국제인증’을 획득하고, 공공기관 최초 소셜본드를 발행하는 등 사회적 가치가 경영 과정의 의사판단에서 최우선 가치로 정립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LH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가 가장 크게 발현된 부분은 일자리 창출이다. 2017년부터 LH는 ‘국민들에게 필요한 좋은 일자리를 만든다’는 모토 하에 ‘LH 굿잡’(Good Job)이라는 일자리 브랜드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LH는 2017~2018년 사이 비정규직 171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데 이어, 작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로 신입사원 826명과 청년인턴 898명을 채용하는 등 ‘비정규직 제로’와 ‘청년 일자리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LH는 직접 고용 외에도 주거복지·도시재생 등 고유 사업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주거복지사업에서는 가사대행서비스 인원을 2배로 확대하고, 정보통신기술(ICT) 케어 매니저 등 신규 직무를 개발해 총 1793명을 채용했다. ICT 케어 매니저는 독거노인 가정에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설치하고,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AI 관리 및 말벗 서비스를 수행하는 돌봄사원이다.
120만호 임대주택 등 LH 공간 위탁을 통한 일자리도 창출했다. 신규 임대주택 65개 단지의 주택관리 업무를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함으로써 864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작년 말 기준 총 1044개 단지에서 1만6000여명이 근무 중이다.
이밖에 LH는 임대상가를 청년·사회적기업·소상공인에게 저렴하게 임대하고 임대주택 내 유휴 공간을 사회적기업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의 창업활동을 지원했다.
나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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