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2일 공동 출정식을 갖고 공식 선거운동에 나섰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출정식에서 “새는 두 개의 날개로 난다고 한다”며 “지역구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고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시민당이 대승해 이 난국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선거대책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이 위기의 강, 고통의 계곡을 모두 함께 하루라도 빨리 건널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더시민의 우희종 공동대표는 “국정운영과 집권 여당에 힘을 싣기 위해 저희가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과 더시민 이종걸 공동선대위원장이 각각 1번과 5번이 적힌 패널을 들고 이 숫자를 투표함에 넣는 장면을 연출했다. 지역구 기호 1번(민주당), 비례정당 기호 5번(더시민)을 알리기 위한 퍼포먼스였다. 국회 본관 앞에는 양당 선거 유세 버스 2대가 등장했다. 당명만 다를 뿐 버스에 적힌 문구는 같았다. 민주당과 더시민은 3일 제주도에서 합동 선거대책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동네 마트 간 李 ‘서민 껴안기’
앞서 이낙연 위원장은 이날 0시 첫 공식 선거운동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서울 종로구의 우리마트를 방문했다. 이 위원장은 첫 장소로 이곳을 택한 이유에 대해 “이 시간에 문 여는 유통업체를 보고 싶었다”며 “(마트) 사장님 말씀대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희망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를 선거운동 첫날 국민께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껴안기 위한 행보였다.
오랜 잠행을 끝내고 이날부터 민주당 선거 지원에 나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가장 먼저 서울 광진을로 달려가 고민정 후보를 도왔다. 임 전 실장은 선거 출정식에 참석해 “문 대통령의 철학, 정책, 숨결을 가장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이라며 고 후보를 치켜세웠다. 그는 앞서 이날 아침 자양사거리에서 고 후보와 함께 시민에게 손을 흔들거나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인사했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이날 대권 도전을 전격 선언했다. 김 후보는 출정선언에서 “제 정치 인생 전부를 걸고 대구를 일으켜 세우고 정치를 개혁하고 대한민국을 평화와 번영으로 이끄는 장대한 도전을 시작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시민은 이날 0시 첫 공식행사로 경기 안양 물류·택배 노동자 현장방문을 했다. 오후엔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업 분야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최배근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대기업·중소기업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국회가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새벽 버스 탄 黃 ‘골목길 유세’
미래통합당은 2일 전략 지역인 수도권을 훑었다.
출마지인 서울 종로에 집중하는 황교안 대표를 대신해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전방위로 뛰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도 수도권 각지에서 몰려드는 후보들의 지원 요청에 응답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5시45분 종로구 옥인동 마을버스 차고지에서 버스기사들의 목소리를 들은 뒤 첫 차를 타고 통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만났다. 통인동에서는 유세차량을 타고 첫 연설에 나섰다. 그는 “경제와 삼권분립은 무너지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면서 “먹고 사는 문제는 지켜야 할 것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유세차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황 대표의 단식, 삭발 등 대여 투쟁 모습이 담긴 사진이 나왔다. 부암동 유세 연설에서는 비례대표정당 투표용지를 언급하며 “키 작은 사람은 자기 손으로 들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비례대표 정당이 35개, 투표용지 길이가 48.1㎝에 달하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전날까지 서울 지역을 위주로 돌았던 김 위원장은 경기권으로 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경기 수원에서 경기도당 선대위 회의에 이어 오산, 용인, 광주, 남양주, 의정부 지역을 방문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며 정부심판 메시지를 잇따라 쏟아냈다. 저녁에는 종로구의 한 중식당에서 황 대표와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갖고 총선 전략 등을 논의했다.
유 의원은 서울 강서구의 구상찬(강서갑)·김철근(강서병) 후보 지역구에서 출근길 인사로 첫 일정을 시작해 경기 분당갑 김은혜 후보, 서울 마포을 김성동 후보 사무실 방문을 이어갔다. 유 의원은 이날 마지막 일정인 마포구 망원시장 유세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보수의 외연을 중도·건전보수, 심지어 합리적 진보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는 메시지나 노력, 홍보가 좀 부족했다”면서 “그런 노력을 해야 수도권 젊은 층이 눈길을 준다”고 말했다. 또 “4월 14일 밤 12시까지 제발 수도권 민심에 역행하는 실수는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비례대표 후보만 내는 미래한국당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마이크 없는 출근길 유세전을 펼쳤다. 공직선거법상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은 정당 후보는 마이크 등을 사용한 공개 유세가 불가능하다. 원유철 대표는 “지역구는 두 번째(통합당), 비례도 두 번째(한국당), 전부 두 번째 칸이다. 번호는 2번(통합당), 4번(한국당)”이라고 호소했다.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원 대표 등 지도부는 후보들과 달리 기호가 없는 핑크 점퍼와 장갑을 착용하고 어깨띠도 매지 않았다. 선거법에 따라 선거운동 기간 중 후보 및 선거사무원이 아닌 사람은 정당명이나 기호가 적힌 물품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현준·곽은산·장혜진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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