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첫 개별후보 지원 만남은 “국가적 망신” 공천이라고 비판했던 서울 강남갑 지역구 태영호(출마명 태구민) 후보였다. 김 위원장은 위원장 수락 전 대표적으로 잘못된 공천으로 지목했던 태 후보 감싸기에 나서는 한편, ‘문재인정부 3년 심판론’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과 태 후보의 만남은 이날 오전 급작스럽게 언론에 알려졌다. 태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6분 “지금 김종인 선대위원장님으로부터 격려를 받기 위해 국회로 가고 있다”고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언론에 알렸다. 30분도 채 안 된 10시30분 김 위원장과 태 후보가 국회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실에서 마주했다. 태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위원장님께서 업무를 시작하신다고 해서 만남을 요청드렸다”고 말했다.
태 후보를 맞은 김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선거가 다 휩쓸려가서 선거가 어렵지 않느냐 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우리나라 유권자 수준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년간 무엇이 이뤄졌는지, 과연 코로나19가 끝난다고 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는지 의심을 많이 하고 있다”며 “태 공사가 우리 현실을 직시하고 그런 것들을 유권자들에게 피력하면 호응도가 높을 거다”라고 말했다.
태 후보는 “오늘 저를 크게 포용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필승 포인트를 알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하며 “필승”을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 선거 책임을 맡기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강남갑 공천을 대표적으로 잘못된 공천이라고 하면서 “국가적 망신”, “뿌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 보도가 확산되자 통합당의 대표적인 지지층인 탈북민 단체 등에서는 김 위원장을 향해 “어느 늙은이”, “당신같은 철새” 등 날선 공격과 함께 사과를 요구했다. 태 후보도 당시 입장문을 내고 김 위원장을 향해 “정치 원로로서 품격과 포용력을 잃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날 약 보름만에 ‘화해’를 연출한 둘은 악수를 하며 기호2번을 상징하는 손가락 브이자 포즈를 함께 취했다. 태 후보는 약 20분간 김 위원장과 공개 및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강남구민들은 코로나19 이후의 경제를 더 걱정하고 있다, 세금과 경제문제에 집중하겠다”며 김 위원장이 강조하는 ‘문재인정부3년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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