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도 황의조(왼쪽)가 24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19~2020 프랑스 리그앙 26라운드 PSG와 원정 경기에서 전반 18분 선제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파리 | AP연합뉴스
연봉 차이가 10배 이상 나는 선수들 못지 않은 활약이었다. 황의조(보르도)가 프랑스 리그앙의 ‘절대 1강’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이 자랑하는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 앞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황의조는 24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19~2020 프랑스 리그앙 26라운드 PSG와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18분 선제골을 넣었다. 보르도는 난타전 끝에 PSG에 3-4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그 와중에서도 황의조의 활약만큼은 빛났다.
이날 경기는 황의조가 PSG의 공격수 듀오 네이마르와 음바페를 만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네이마르와 음바페는 지난 8일 영국 ‘데일리 메일’이 발표한 리그앙 연봉 순위에서 나란히 1~2위에 올랐다. 매월 네이마르는 260만파운드(약 40억원), 음바페는 160만파운드(약 25억원)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한화로 각각 480억원, 300억원 가량이 된다. 이에 비해 황의조는 ‘연봉’이 한화로 24억원 수준이다. 보르도 내에서는 최고 수준이나 네이마르, 음바페와 비교해서는 엄청난 차이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황의조는 이들과 비교해 전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먼저 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전반 18분 토마 바시치카 올린 코너킥을 문전 앞에서 솟구쳐 올라 방향만 살짝 바꾸는 헤딩슛으로 PSG의 골문을 열었다. PSG 골키퍼 세르히오 리코가 꼼짝할 수 없었을 정도로 골문 구석으로 정확하게 빨려들어갔다. 황의조의 시즌 6호골로, 지난 16일 디종전 이후 2경기 연속 득점이자 최근 4경기 3골인데 그 3골이 모두 헤딩슛이다.
이후 난타전으로 진행된 경기에서 황의조는 추가골 기회를 엿봤다. 후반 5분에는 니콜라 드 프레빌이 밀어준 패스를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잡아 회심의 슈팅을 날렸으나 골대를 빗나갔다. 전방에서 부지런히 움직인 황의조는 후반 33분 조쉬 마자와 교체돼 이날 임무를 모두 마쳤다.
황의조의 활약상은 곳곳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스페인 ‘아스’는 경기가 끝난 뒤 “황의조가 파리지앵(PSG 선수들을 지칭하는 말)의 잔치를 망쳐놨다”고 평가했으며, 영국 공영방송 BBC는 “리그앙의 선두 PSG는 황의조의 골로 다시 한 번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축구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황의조에게 팀내 3번째로 높은 6.90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음바페는 팀이 3-2로 앞선 후반 24분 에딘손 카바니의 도움을 받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네이마르는 달랐다. 전반 추가시간 경고를 한 차례 받은 네이마르는 경기 종료 직전 거친 태클로 경고 한 장을 더 받아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