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에 거주 중인 임신한 딸의 집을 찾은 대구 거주 60대 남성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기 증상이 있던 그는 KTX를 타고 수원역에 도착한 직후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나 결과가 나오기까지 이틀간 수원 시내 식당 등 여러 상가를 가족과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67세 남성, 한국인)와 자가격리에 들어간 가족 4명의 동선을 공개했다. A씨는 약 9시간 동안 수원 시내 곳곳을 돌아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중구 남산동에 거주하는 A씨와 아내, 아들(서울 마포구 거주)은 수원시 광교호수마을 참누리레이크 아파트에 사는 딸과 사위의 집을 방문했다가 A씨가 코로나19 확정판정을 받았다.
A씨는 22일 오전 9시12분 혼자 KTX를 타고 동대구역을 출발해 오전 11시2분 수원역에 도착했다. 이후 수원역 8번 출구로 나와 마중 나온 아들의 개인차량을 타고 11시45분쯤 수원 팔달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대구에서 감기약 처방을 받아 투약 중이던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건소를 찾아갔고, 보건소는 A씨의 검체를 채취해 검사를 맡겼다. 당시 보건소는 A씨에게 마스크 착용, 대중교통 이용과 외출 자제 등을 안내하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소를 나온 A씨와 아들은 정오쯤 해운대국밥(팔달구 교동 114-1)에서 점심을 하고 오후 1시쯤 스타벅스 수원법조타운점(광교 중앙로 248번길)에 갔다. A씨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아들만 하차해 커피를 주문해 산 뒤 영통구 광교2동 광교호수마을 참누리레이크 아파트 A씨 딸의 집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19일 A씨의 아내와 아들은 아들 개인차량으로 이미 광교 딸의 아파트로 갔고, 다음날인 20일 딸은 대구에서 혼자 KTX를 타고 수원으로 간 뒤 남편과 둘이 광교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전입신고를 했다.
가족 5명이 모두 모인 가운데 20일 오후 6시쯤 광교 앨리웨이3층 도쿄등심 광교점에서 저녁을 함께 먹었고, 오후 7시 이후 투썸플레이스 아주대점(영통구 월드컵로 199)에서 아들 혼자 차에서 내려 커피를 샀다. 이후 7시30분쯤 광교 롯데아울렛 닥스 이불점을 방문한 뒤 8시께 집으로 모두 귀가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23일 오전 9시30분쯤 녹십자의료재단 검체검사 결과 A씨가 양성판정을 받아 확진환자가 됐다. 수원시는 A씨를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기고 나머지 4명 가족을 자가격리했다.
또 A씨 가족이 다녀간 해운대국밥, 도쿄등심 광교점, 롯데아울렛 광교점을 폐쇄 조치하고, 임신 중인 딸을 아주대병원으로 이송해 검체를 채취하고 입원 조치했다.
이어 정오쯤 A씨의 아내, 아들, 사위 등도 검체를 채취한 후 아파트 자택과 주변을 소독했다. 스타벅스 법조타운점과 투썸플레이스 아주대점은 A씨 아들의 검체 결과에 따라 추가로 폐쇄 조치할 예정이다.
A씨가 추가로 확진되면서 수원지역 코로나19 환자는 15번 환자(43세 남성, 한국인), 20번 환자(42세 여성, 한국인), 20번 환자의 딸(11살, 한국인)을 포함해 모두 4명으로 늘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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