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두고 ‘로컬 영화제’라고 한 발언에 대해 웃으며 해명했다.
봉준호 감독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로컬 영화제’란 단어가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을 도발했다는 분석까지 있다. 어떤 의도로 얘기한 건가”란 질문에 “첫 오스카 진출인데 내가 설마 ‘로컬’이라고 도발하겠느냐”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우연히 관련 질문이 나와서, ‘다른 영화제에 비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중심이 아니겠느냐’라는 의도로 쓱 나온 단어다. 어떤 전략을 갖고 나온 얘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6개월간의 일명 ‘오스카 캠페인’에 참여한 소감을 묻자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모든 영화가 오스카 캠페인을 열심히 한다. 우리 영화 북미 배급사가 중소급이고 생긴지 얼마 안 되어서, 게릴라전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거대 스튜디오에 비하면 훨씬 못 미치는 예산과 열정으로 뛰었다. 나와 송강호가 코피 흘릴 일들이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인터뷰가 600개 이상, 관객과 대화도 몇 백회 이상 진행됐다. 경쟁작은 거대 광고판에 물량공세를 했다면 우리는 SNS 아이디어와 똘똘 뭉친 팀워크로 물량의 열세를 커버했다”며 “‘이런 식으로 후보에 오른 작품들을 밀도 있게 검증하는 구나’ 싶었다. 제작진은 어떤 생각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 진지하게 검증하는 기간이었다. 6개월 뒤에 마지막으로 오스카 상으로 피날레를 장식하게 되는 거니 기뻤고, 오랜 전통을 지닌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의 장남 ‘기우’(최우식)가 부자인 박사장(이선균)의 딸 과외선생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가족극이다. 봉준호 감독의 일곱번째 장편 영화로 페르소나인 송강호와 이선균, 조여정, 장혜진, 이정은, 최우식, 박소담, 박명훈 등이 출연했다.
지난해 5월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제77회 골든글로브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SAG) 앙상블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각본상,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국제장편영화상·각본상을 휩쓸었다. 모두 한국 영화 사상 최초의 수상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