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은 밸런타인데이다. 가끔 ‘발렌타인데이’로도 불리는 밸런타인데이(2월14일)는 서양에서 가톨릭 성인을 기리는 축제에서 유래한 기념일로, 연인과 가족들이 초콜릿 등 작은 선물을 준비해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곤 한다.
미국에선 밸런타인데이 하루 전인 2월13일도 무슨 기념일이란 사실은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밸런타인데이의 영어 첫 글자 ‘V’만 ‘G’로 바꾼 갤런타인데이(Galentine’s Day)다. 여기서 ‘G’는 여성을 뜻하는 ‘걸(Girl)’의 첫 글자다.
갤런라인데이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먼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트위터로 가보자. 미셸 여사는 모두 여성인 친구들과 나란히 서 찍은 사진과 함께 “갤런타인데이를 맞아 인생에서 괴로울 때나 즐거울 때나 늘 내가 평정심을 잃지 않도록 곁에서 도와준 나의 여자친구들(girlfriends) 이름을 외치고 싶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1980년대를 주제 삼아 전화로 수다를 떨거나 웃음을 터뜨리고 싶을 때 나는 이 여성들(ladies)에게 의존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바로 그 점이 나를 조금씩 변화시켜왔다”고 덧붙였다.
1964년생으로 올해 56세인 미셸 여사는 10대 후반의 고고생 시절, 그리고 20대 대학 시절을 1980년대에 보냈다. 그의 글은 1980년대에 사귄 여자친구들과의 ‘끈끈한 우정’ 덕분에 오늘의 자신이 있을 수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성 간에 초콜렛 등을 선물로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밸런타인데이와 달리 갤런타인데이는 같은 성인 여성들끼리 자축 행사를 갖는 날이다. 구글 검색을 해보면 “성인 여성들이 같은 성인 여성들을 축하하는 날(a day for ladies celebrating ladies)”라고 나온다.
갤런타인데이는 미국 NBC 방송이 2015년에 13부작으로 방영해 큰 인기를 얻은 시트콤 드라마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Parks and Recreation)’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성 주인공들이 밸런타인데이 하루 전에 모여 브런치 등을 나누며 저마다 성숙한 여성으로 성장한 것을 자축한 것에서 비롯했다고 한다. 이 미드는 국내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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