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가리켜 ‘무슨 사태’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권과 지역사회에서는 “5·18 폄훼”라는 등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 대표는 전날 모교인 성균관대학교를 방문해 인근 분식점 주인과 대화하던 도중 “1980년, 그때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 1980년”이라며 “그래서 학교가 휴교되고 이랬던 기억이…”라는 발언을 했다. 황 대표는 주변에 있던 취재기자와 청년 부대변인 등에게 “내가 여기서 학교를 다녔다”라고 학창 시절을 회상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고 한다.
황 대표가 언급한 무슨 사태는 1980년 당시 비상계엄으로 전국 대학에 휴교령이 내려진 상황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신군부가 5·18을 소요 사태라고 규정하면서 한동안 ‘광주 사태’로 불렸으나, 민주화 이후 광주민주화운동이 공식 명칭이 됐다. 성균관대 법학과 76학번인 황 대표는 1980년 당시 4학년으로 재학 중이었다. 그는 이듬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에 오는 4·15 총선에서 광주지역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등 지역정치권을 중심으로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송갑석 광주시당위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황 대표의 무슨 사태 발언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천박한 역사의식의 발로”라면서 “한국당은 광주시민과 오월 영령에 즉각 사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조오섭 광주북갑 예비후보도 “황 대표의 후안무치한 역사의식에 치떨리는 분노를 느낀다”며 “무슨 사태 운운은 망월묘역에 잠들어 있는 오월 영령과 광주시민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같은 당 전진숙 광주북구을 예비후보는 “한국당을 4·15 총선에서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종로 출마를 선언한 황 대표는 전날부터 지역구 행보를 시작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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