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사태에 두 달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 선거운동도 얼어붙었다. 특히 한창 얼굴을 알려야 할 ‘정치 신인’ 예비후보자들은 악수나 명함 나눠주기 등 선거운동이 어려운 탓에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악수 대신 눈인사’, ‘사태 종료시까지 당원 집회 등 행사 연기’ 등 방안을 선거운동 수칙으로 내놨다. 자유한국당 우한 폐렴 대책 TF(태스크포스)도 ‘바이러스 NO, 건강 OK’ 캠페인을 실시하겠다며 의원 및 예비후보자들에게 악수 대신 ‘손 하트’ 인사를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에도 직접 지역구 선거운동을 뛰고 있는 어려움을 토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구 한 민주당 의원은 “고등학교 졸업식 축사가 미래 유권자 확보에 가장 좋은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밀려 2곳밖에 하지 못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다른 수도권 지역구 자유한국당 의원 관계자도 “이제 지역구에 상주하다시피 해야 하는데 거리도 썰렁하고 악수도 못 하고, 그렇다고 다시 서울로 갈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현역 의원이 아닌 ‘정치 신인’ 등 예비후보자들은 선거운동이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구에 어느정도 기반을 다져놓은 의원들과 달리 선거를 앞두고 한 번이라도 더 얼굴을 알려야 하는 입장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 탓이다. 제주시갑에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문윤택 후보자는 “제주도의 경우 무비자 입국하는 외국인들도 있고, 거리에 도민분이 거의 없다. 발바닥이 안 보이게 뛰어야 할 상황에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서울 광진구을 민주당 김상진 후보자도 “동창회 등 친목회가 모두 취소돼 길거리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얼굴을 알려야 하는데 악수도 힘들다. 정치 신인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후보자들은 가지각색의 해결책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맞서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의 민주당 허영·한국당 강대규·정의당 엄재철 후보는 초당적 대응을 내세우며 ‘어린이·노약자들이 상주하는 장소 출입 자제’, ‘홍보물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홍보 문구 명기’ 등을 내세운 공동선거수칙에 합의했다. 세종시 민주당 이영선 후보, 서울 용산구 한국당 조상규 후보 등은 유행 중인 ‘아무노래 챌린지’ 춤 영상을 대면 접촉이 필요 없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출마를 홍보 중이다. 서울 구로을 민주당 윤건영 후보와 부산 수영구 새로운보수당 권성주 후보는 각각 조리시에 쓰는 투명 마스크와 실험실에서 쓰는 니트릴 장갑을 착용하고 ‘위생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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