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보수통합과 당 대표급 주자들의 험지 출마, 인적쇄신이라는 3대 난제에 맞닥뜨렸다.
보수 통합의 경우 보수·중도 진영의 통합신당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통합신당의 지도부 구성 등을 놓고 막판 신경전이 치열하다.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는 5일 국회에서 비공개 회의를 갖고 6일 출범하는 통합신당준비위원회(신당준비위) 위원장·위원 선임 논의를 이어갔다. 혁통위는 오는 20일쯤 신당을 출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은 총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한국당의 최고위와 공천관리위원회를 확대·개편해 통합세력을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당명 변경·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공관위원·최고위원에 새로운보수당 등 통합세력 몫으로 2∼3명 확대하는 방안이다. 한국당의 한 최고위원은 “현 시점에서 신당을 만드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그래서 통합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공관위와 최고위원에 (통합세력 몫) 자리를 늘리자는 것이다. 그러면 지금 공관위 구성도 (통합세력과)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6일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를 거쳐 이 같은 방안을 결론 내릴 예정이다. 의총에서는 통합과 관련한 당명 변경 등의 안건도 논의된다.
그러나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통합신당의 최고위나 공관위 구성에 대해서는 양당 통합 추인 기구에서 논의할 문제”라며 “통합추인기구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르게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위원장의 회동에서 지도체제에 대한 ‘담판’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두 사람의 회동이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공천 갈등도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5차 회의를 열어 당 대표급 후보자들의 출마지역과 컷오프 기준을 논의했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대규모 인적쇄신을 예고한 대구·경북(TK)에서 일부 의원들의 반발 기류도 있지만 실제 ‘컷 오프’ 명단 발표 전까지는 공개적으로 불만이 표출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통합·공천·험지 출마 난제에 대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당 안팎의 반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황 대표의 ‘불출마’ 카드가 당내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황 대표는 당초 유력 출마지로 거론됐던 서울 종로 이외에도 용산, 양천, 마포, 구로 등을 테이블에 놓고 숙고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황 대표가 이제 와서 종로에 나가는 것도 이미 모양새가 다 구겨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더욱이 TK(대구·경북) 물갈이를 하면 그 반발을 어떻게 감당하겠느냐”면서 황 대표가 불출마로 백의종군을 선언하면 더는 황 대표를 못 흔들 것이다. 내려 놓아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총선 출마 지역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제 총선 행보는 제 판단, 제 스케줄로 해야 한다. 이리 와라 그러면 이리 가고, 인재 발표하라고 하면 이때 발표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당의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은 이날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창당대회에는 황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미래한국당은 한국당의 총선 불출마 의원들을 중심으로 오는 13일까지 현역 의원 5명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당 대표에는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4선의 한선교 의원이 추대됐다. 불출마 선언한 조훈현 의원(비례 초선)이 사무총장을, 김성찬 의원(재선)이 최고위원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연혜 의원(비례 초선)도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길 예정이다.
장혜진·이창훈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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