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와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 상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일정에 대해 외교부는 “상반기 방한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와중”이란 표현을 썼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정부의 감염증 예방 조치에 대한 싱하이밍 신임 주한 중국 대사의 입장 발표에 대해 “지금 상황을 잘 관리해 나가고 극복하기 위해서 한중 양국 간에 긴밀한 소통을 해왔고 앞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싱 대사는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사태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의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에 대해 “제가 많이 평가하지 않겠다”면서도 “세계적이고 과학적인 것은 세계보건기구(WH0) 근거인 만큼 WHO 근거
에 따르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WHO는 세계 각국 정부에 중국인 입국 제한을 권고하진 않고 있다.
중국에 대한 우리 정부의 총 500만달러 상당 지원 중 현재 약 30만달러 상당이 방호복 등 형태로 지원됐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의 어려움이 바로 우리의 어려움”이라고 말해 신종 코로나 창궐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을 한국이 도와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싱 대사가 “한·중은 이미 명실상부한 운명공동체”라고 말한 것은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이는 신종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중으로 예정된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차질없이 성사시키려는 청와대와 외교부, 그리고 주한 중국 대사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 주석의 방한 일정에 관해선 한·중 양국 간에도 ‘이견’이 있는 듯하다. 이날 일부 언론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의 방한이 6월 이후로 미뤄졌다’는 취지의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시 주석 방한에 대해 이날 외교부는 “계속 조율 중”이라며 “중국측이 상반기 방한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와중에 언제 방한하면 좋을지 양측이 협의 조율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방한을 진지하게 검토’라는 표현은 지난해 말 청와대가 시 주석의 2020년 상반기 방한에 관해 ‘확정적’이란 표현을 쓴 것에 비춰보면 수위 면에서 다소 후퇴한 것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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