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가 지난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20 호주오픈 남자단식 8강 밀로스 라오니치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팬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멜버른 | AP연합뉴스
모든 테니스 팬들이 기대하는 또 하나의 빅매치가 2020 호주오픈에서 성사됐다.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와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가 호주오픈 남자 단식 4강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진검 승부를 펼친다.
조코비치와 페더러는 30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2020 호주오픈 남자 단식 4강전을 펼친다.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의 맞대결이 테니스 팬들 사이에서 ‘클래식 매치’로 불리고 있는데, 이번 페더러와 조코비치의 대결 또한 이에 못지 않은 ‘빅매치’다.
둘은 지금까지 49번을 만났다. 그리고 조코비치가 26승23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두 번 붙어 1승1패를 기록했다.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는 조코비치가 매치포인트까지 몰리는 위기 상황을 벗어나고 풀세트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으며, 니토 남자프로테니스(ATP) 파이널스에서는 페더러가 조코비치를 2-0(6-4 6-3)으로 완파했다.
최근 5년간 호주오픈 우승도 조코비치와 페더러가 나눠가졌다. 조코비치는 2015~2016년 2연패와 2019년 정상에 올랐으며 페더러는 2017~2018년 2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서 페더러가 우승하면 자신이 보유 중인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21회로 늘리게 된다. 또 조코비치가 우승하면 자신이 보유한 호주오픈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8회로 올릴 수 있다.
로저 페더라가 지난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20 호주오픈 남자단식 8강 테니스 샌드그랜과 경기에서 승리한 뒤 코트를 떠나면서 팬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멜버른 | 연합뉴스
다만, 이번 대회에서 4강까지 올라오는 과정은 극과 극이었다. 조코비치는 얀 레너드 스트러프(37위·독일)에게 1회전에서만 한 세트를 내줬을 뿐, 2회전부터 8강까지 전부 3-0 완승을 거뒀다. 반면 페더러는 2회전까지는 무난하게 올라왔으나 존 밀먼(47위·호주)과 3회전에서 풀세트 접전을 펼쳤고, 5세트 10포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4-8로 끌려가다 6점을 내리 따내며 가까스로 16강에 올랐다. 지난 28일 열린 테니스 샌드그랜(100위·미국)과 8강전에서도 매치포인트를 7번이나 허용한 끝에 3-2(6-3 2-6 2-6 7-6 6-3)로 간신히 이겼다. 풀세트 접전을 두 번이나 펼친 페더러보다는 조코비치가 체력적인 면에서 우위에 있다.
유리한 입장에 있지만, 조코비치는 페더러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밀로스 라오니치(35위·캐나다)와 8강전에서 승리한 뒤 “페더러를 상대할 때는 항상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해야 이길 수 있다”고 말한 뒤 페더러가 샌드그랜을 상대로 7번의 매치포인트 위기를 넘긴 것을 두고 “정말 대단하다.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페더러도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조코치비와는 수많은 명승부를 펼쳤다. 8강전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발휘해야 4강을 통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맞대결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