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리퍼트 가족’
소탈한 모습으로 한국인의 사랑을 받은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가 26일 트위터에 설날 인사를 올렸다. 최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한반도 문제를 놓고 사사건건 한국 정부에 제동을 걸면서 ‘총독 논란’까지 빚은 상황과 묘하게 대비된다.
리퍼트 전 대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전형적인 미국의 타운하우스 집 앞에서 자녀가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올리고 설날 인사를 건넸다. 리퍼트 전 대사는 한국 근무시절 태어나 자녀에게 한국식으로 각각 세준과 세희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사진 속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거실에는 한자 액자가 걸려 있어 끊임없는 그의 한국 사랑을 엿보게 한다.
리퍼트 전 대사는 2016년12월 이임 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내게 한국은 언제나 기대를 뛰어넘는 곳”이라며 “아이들(세준과 세희)이 자신이 태어났던 이 특별한 나라를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전임 캐슬린 스티븐슨 전 대사와 더불어 역대 주한미대사들 중에서도 한국 생활에 가장 깊숙히 다가서려고 애쓴 인사로 꼽힌다.
그는 재임 시절 격식 있는 외교관 이미지를 벗고 반바지 차림으로 개와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종종 서울시내에서 목격됐다. 프로야구 두산 베이즈 팬으로 유니폼을 입고 야구장을 찾기도 했다.
특히 그는 2015년 3월 한 조찬강연회에서 진보단체 인사한테서 흉기 테러를 당했으나 개인의 일탈이 굳건한 한미동맹을 훼손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줘 한국인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그는 귀국 후에도 워싱턴 한국문화원을 찾아 한국어를 배우는 등 한국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1975년 평화봉사단원으로 충남 지역에서 2년간 활동한 적 있는 스티븐슨 전 대사도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이 있을 정도로 한국 사랑이 넘쳤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미국 내에서는 스티븐슨 전 대사가 지나치게 친한파 노선을 걸어 미국 정부가 민감한 외교정보 공유대상에서 배제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스티븐슨 전 대사는 퇴임 이후에도 한국을 찾아 한국인 지인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가끔 목격됐다.
반면 해리스 대사는 최근 남북관계에서 활로를 모색하려는 문재인정부의 각종 정책에 대해 한미워킹그룹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문제삼는 등 제동을 걸면서 청와대 반발을 샀다. 일부 단체들 사이에서는 해리스 대사의 혈통(일본계)과 콧수염 등과 일제시대 총독 이미지를 연관짓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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