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23일 노리치와의 프리미어리그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골의 기점이 된 슈팅을 날린 알리에게 달려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손흥민이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을 예언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 사정은 이렇다. 무리뉴 감독은 노리치와의 경기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골 침묵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손흥민은 골을 넣지 않더라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해준다. 그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는다. 골은 터질 것이다. 나는 그것이 내일일 것이라고 믿는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23일 첼시전에서 보복 반칙으로 퇴장과 함께 3경기 출전정지 징계까지 받았다. 5일 미들즈브러와의 FA컵 3라운드부터 돌아왔으나 득점포가 침묵했다. 주포 해리 케인까지 부상으로 아웃된 토트넘은 최근 리그 4경기에서 2무2패로 부진에 빠졌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노리치전에서 손흥민이 골을 터뜨릴 것이라는 무리뉴의 예언은 적중했다.
손흥민은 23일 노리치와의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홈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34분 결승 헤딩골을 터뜨려 토트넘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12월8일 번리전 ‘원더골’ 이후 8경기 한 달 반만에 맛본 골맛이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6골, 챔피언스리그에서 5골 등 시즌 11골을 기록중이다. 승점 34점이 된 토트넘은 6위로 올라서며 4위 첼시(승점 40)를 6점차로 따라붙었다.
노리치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는 무리뉴 감독. 경기 전날 “손흥민이 골을 넣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던 무리뉴 감독은 실제로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서 토트넘 팬들로부터 “예언가”라는 찬사를 받았다.로이터|연합뉴스
전반 38분 오리에의 오른쪽 크로스를 알리가 수비보다 먼저 움직이며 선제골로 연결한 토트넘은 후반 23분 세세뇽의 반칙으로 푸키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했다.
또 한 번 승리를 날릴 뻔한 위기의 순간 토트넘을 구한 게 손흥민이었다.
후반 34분 오른쪽 박스 지역에서 알리가 슈팅한 것이 상대 선수를 맞고 크게 굴절되며 떠오른 것을 손흥민이 골지역 왼쪽에서 달려들며 머리로 밀어넣었다.
손흥민의 골이 터지자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의 골을 예언한 무리뉴의 발언을 소환하며 무리뉴에게 ‘조스트라다무스’ ‘예언가’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조스트라다무스는 지구 종말을 예언했던 중세의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와 무리뉴 감독의 이름 조제를 합성한 단어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골키퍼와 1-1로 맞설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볼 컨트롤을 제대로 하지 못해 추가골로 연결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