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축구의 극과 극 분위기. 연합뉴스·EPA
현재 태국에서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해 열리고 있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는 특이한 부분이 하나 있다. AFC가 축구 데이터분석업체 옵타에 의뢰해 매 경기를 분석한 뒤 이를 정리해 미디어채널에 공유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에도 이른바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일본의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한국이 3승, C조 1위로 8강에 오른 반면 일본은 1무2패, B조 최하위로 탈락했다. 과연 두 팀의 경기력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옵타의 분석 자료를 토대로 한국과 일본을 비교해봤다.
■세트피스 앞에서 잠든 일본
패스 축구를 선호하는 일본은 이번 대회 세트피스 상황에서 시도한 슈팅이 한 차례도 없었다. 전부가 오픈 플레이, 즉 세트피스가 아닌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중요한 상황에서는 더욱 더 긴장감이 높아지는 세트피스 상황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한국은 달랐다. 직접 세트피스(프리킥 직접 슈팅 등)에서 시도한 슈팅이 1차례였으며, 코너킥 같은 간접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5차례 슈팅을 시도했다. 오세훈(상주) 같은 장신 공격수가 있다는 점이 확실히 한국의 세트피스 옵션을 늘렸다.
■백패스 적은 한국
김학범 한국 U-23 대표팀 감독은 의미없는 백패스와 횡패스를 굉장히 싫어한다. 이는 패스 축구의 일본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이 조별리그 3경기에서 시도한 백패스는 196회. 반면 일본은 무려 329회였다. 횡패스도 한국이 659회, 일본이 808회로 일본이 150회 가량 더 많았다.
일본은 전진 패스를 559회 성공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24회의 한국과 비교해 많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오히려 많은 횡패스와 백패스로 인해 많은 전진 패스의 효과가 줄어들었다.
■기대 득점, 기대 실점도 한국 우위
최근 축구와 관련된 데이터 중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기대 득점과 기대 실점이다. 기대 득점이란 각 팀이 생산한 찬스의 퀄리티를 측정한 뒤 이를 토대로 한 팀이 그 경기에서 얼마나 많은 골을 기대할 수 있는가를 분석한 것이다. 기대 실점은 그 반대의 의미로 보면 되는데, 이 경우 골키퍼가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에도 종종 사용된다.
한국의 경우, 조별리그 3경기에서 기대 득점이 2.9골이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5골을 넣어 기대 득점보다 2.1골 많았다. 이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16개 팀들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반면 일본은 기대 득점이 1.8골에 불과했던 데다 실제 득점도 2골로 적었다. 이는 찬스의 질과 양 모두에서 한국이 일본을 앞섰다는 뜻이 된다.
기대 실점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이 1.7골, 일본이 2.6골로 한국이 더 좋았다. 실제로는 한국이 2골, 일본이 4골을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