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K뉴스는 18일(현지시간) 평양의 소식통을 인용,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교체됐으나 후임이 누구인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는 23일 평양에서 열리는 공관장 행사를 전후해 후임자가 공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경색된 상황에서 북한의 대미 전략이 일정 부분 변화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NK뉴스는 이달 초 북한 노동당 지도부 단체 사진에서 리 외무상이 보이지 않아 교체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고도 설명했다. 리 외무상의 교체 여부는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 보도 등을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2016년 외무상에 기용됐으며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함께 대미전략을 총괄해왔다. 지난해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에 배석했고,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당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긴급 회견에 최 부상과 함께했다. 리 외무상 교체가 맞다면 북한의 대미 전략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중국 주재 북한 대사와 유엔 주재 대사가 급거 귀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와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18일 오전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고려항공 JS152편을 타고 평양으로 향했다. 이날 공항에서는 북한의 외교관 10여명과 가족, 수행원 등이 목격됐다. 조병철 주앙골라 북한대사와 싱가포르 주재 북한 대사도 베이징 공항에서 목격돼 북한에서 조만간 공관장 회의가 열릴 것임을 시사했다.
지재룡 대사 등 북한 대사들은 ‘공관 회의를 위해 귀국하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오늘 주중 북한대사와 유엔 주재 대사가 북한으로 간 것으로 알고있다”며 “설 연휴를 앞두고 대미 전략과 더불어 부족한 외화 조달 방안을 논의하는 공관장 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중 북한 대사와 유엔 주재 대사는 북·미 비핵화 협상 및 평화 프로세스에서 핵심적인 위치라는 점에서 이번 귀국길에 북한 수뇌부와 대미 전략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 내부에서 북·미 관련해 새로운 움직임이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갈수록 부족해지는 외화 조달도 주요 의제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2018년 7월과 2019년 3월에 유엔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 공관장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외교 정책 등을 논의했다.
워싱턴·베이징=정재영·이우승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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