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가량이 저축을 실천하는 20대가 이번 설날 세뱃돈이나 상여금 역시 통장에 넣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한 핀테크 업체의 조사 결과, 20대 중 수입의 30% 이상을 수입에 사용하는 비중이 43.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소확행의 대명사로 꼽히는 20대가 계획 없이 소비해 과시한다는 뜻의 최근 유행어 ‘플렉스(flex) 해버렸지, 뭐야’와 달리 적극적으로 재테크를 진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대보다 재테크를 더욱 활발하게 할 것이라 예상되던 30대 중 수입의 절반을 재테크하는 비율은 9.2%밖에 되지 않아 그 차이가 명확하다.
20대의 재테크 수단 과반수 이상이 예금·적금(54.1%)을 차지했다. 뒤이어 저축성보험(23.3%), 주식(15.3%)이 뒤따랐다. 공격투자형보다 안전형을 중시하는 20대의 재테크 성향에 따라 시중은행과 핀테크사에선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고금리 적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제로금리 시대에 최대 5% 수준의 금리 혜택을 선사하며 상품 출시 한 달 만에 몇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고객 반응 역시 뜨겁다. 시중은행과 핀테크사는 물론, 통신사까지 합세해 2.0%의 기본 금리에 마케팅 활용 동의나 통신비 자동이체 등의 조건을 걸고 최대 3.0%의 우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금리가 높아도 가입 기간과 금액이 한계가 있어 실상 만기 금액으론 목돈 마련이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은행과 롯데멤버스가 함께 선보인 ‘우리L.POINT적금’은 최대 6%의 금리 혜택을 자랑하지만, 최종 이자 혜택은 4만원이 채 안 된다(6개월간 월 최대 납부액 20만 원 기준). 우대 금리를 위해 만기 해지 시 원금 및 세금 납부 후 이자 전액을 롯데멤버스 L.POINT로 수령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한 데 비해 아쉬운 금액일 수 있다.
대표 고금리적금으로 꼽히는 우리은행과 SK플래닛의 최대 8% 금리 혜택의 ‘우리은행 시럽 제휴 적금’ 및 하나은행과 헬로모바일의 최대 10% 혜택의 ‘헬로적금10 USIM’ 역시 가입 기간과 월 납입액의 한계가 있어 실제 이자 혜택은 크지 않은 실정이다.
핀테크 기업 핀크와 시중 은행, 통신사와 손잡고 내놓은 ‘핀크 T high5 적금’은 시즌 1, 2로 상품이 구분돼 모두 가입할 경우 월 납입액을 높일 수 있다. DGB대구은행과 협업한 시즌1은 월 15만 원을, KDB산업은행과의 시즌2는 월 20만 원까지 2년 동안 가입 가능하다. 두 상품 모두 가입할 경우 만기 시 총 40만 원의 이자 혜택을 볼 수 있어 상대적으로 높다.
핀크 고금리적금은 출시 한 달 만에 5만 좌를 판매, 9개월 만에 총 15만 명의 가입자를 기록하며 높은 혜택을 인기로 증명했다. 실제로 가입자 중 70% 이상이 2030대로 적은 임금에도 고금리적금을 통해 재테크를 실천하는 젊은 소비자에게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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