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세계 랭킹 4위 저스틴 토머스가 이룬 미국팀 ‘필승조’의 벽은 역시 높았다. ‘대어 사냥’에 나섰던 안병훈(28)이 막판 무릎을 꿇었다.
임성재(21)도 이틀 연속 승리 직전까지 갔지만 무승부로 승점 0.5점을 따는데 만족했다.
인터내셔널팀 안병훈(왼쪽)이 13일 프레지던츠컵 이틀째 포섬 경기에서 미국팀의 타이거 우즈·저스틴 토머스 조에 아깝게 패한 뒤 타이거 우즈와 악수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안병훈은 13일 호주 로열 멜버른 골프클럽에서 열린 인터내셔널팀과 미국팀의 골프 대항전 프레지던츠컵 이틀째 포섬 경기에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짝을 이뤄 출전했다. 이들은 17번 홀까지 우즈·토머스 조와 동률을 이루는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그러나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우즈·토머스 조에 아깝게 승리를 내줬다.
이름값만 보면 싱거운 승부가 예상되는 매치업이다. 우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다승(82승) 타이 기록을 갖고 있는 ‘골프 황제’다. 토머스는 이번 대회 출전 선수 가운데 세계 랭킹이 가장 높다.
반면 안병훈은 아직 PGA투어 우승이 없다. 마쓰야마가 그나마 세계 랭킹 21위에 올라있지만 미국팀이라면 하위권에 불과한 순위다.
하지만 단체경기는 개인전과 또 달랐다. 이날 벌인 포섬 경기는 공 한 개를 두 선수가 번갈아 치는 방식이다. 이들 ‘한일 콤비’는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마지막 18번 홀 퍼트가 끝날 때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경기를 펼쳤다.
5번 홀까지 두 홀 차로 뒤지던 안병훈과 마쓰야마는 6∼8번 홀을 잇달아 따내 전세를 뒤집었다. 9번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동률을 이룬 이들은 11번 홀을 가져오고 13번 홀은 내주며 17번 홀까지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우즈·토머스 조의 뒷심이 더 강했다. 마쓰야마의 18번 홀 7.5m 버디 퍼트가 빗나가자 토머스가 5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승부를 갈랐다.
안병훈은 “져서 아쉽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한 것 같다”면서 “경기력은 전체적으로 괜찮았는데 운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우즈·토머스 조는 전날 포볼 경기에 이어 이틀 연속 승리했다. 우즈는 필 미컬슨(미국)과 함께 프레지던츠컵 최다 승리(26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임성재도 이날 아쉽게 무승부를 기록했다.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짝을 이룬 임성재는 미국의 게리 우들랜드·리키 파울러 조에 15번 홀까지 두 홀 차로 앞서 무난하게 승리하는 듯했다. 그러나 16·17번 홀 연속 버디를 잡은 상대에게 동률을 허용한 뒤 결국 무승부로 마쳤다. 특히 임성재가 18번 홀에서 시도한 4m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간 것이 아쉬웠다.
임성재는 “마지막에 승리를 놓쳐 아쉽다”면서 “내일도 경기에 나설 것 같은데, 못해도 무승부는 기록해서 인터내셔널팀에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내셔널팀은 이날 애덤 스콧(호주)·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조가 더스틴 존슨·맷 쿠처 조를, 마크 리슈먼(호주)·에이브러햄 앤서(멕시코) 조는 패트릭 리드·웨브 심프슨 조를 이겼다. 미국팀은 우즈·토머스 조에 이어 잰더 쇼플리·패트릭 캔틀레이 조가 애덤 해드윈(캐나다)·호아킨 니만(칠레) 조를 이겼다.
전날 포볼 경기에서 4승 1패로 앞섰던 인터내셔널팀은 이날 포섬 경기에서 2승 2패 1무를 기록, 중간 전적 6승 3패 1무로 우위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