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의료원에서 신입 전공의 선발을 두고 한 교수가 자신의 자녀를 특정과에 진학할 수 있도록 부정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에는 ‘고려대 의료원 P과의 B교수님의 불의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게시됐다. 해당 내용은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인 ‘고파스’를 통해서도 확산됐다.
대자보에는 “제가 선택해 수련을 받는 이 P과에 있는 B교수님은 딸이 한 명 있다"며 "이 딸은 현재 우리 과에 지원을 했으며 경쟁 없이 무혈입성할 예정"이라고 적혔다. 고려대 의료원은 이달 25일부터 신입 전공의를 모집한다.
본인을 ‘모 전공의’라고 소개한 대자보 작성자는 “B교수님은 본인의 딸이 지원하겠다고 하면 먼저 나서서 자리를 만들고 지원자를 정리해야 마땅하지 않겠냐며 소리도 질렀다”며 “자신과 딸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은 전공의들은 적이라고 규정해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공의는 “이제 신입 전공의 지원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아 결과를 바꿀 수 없다”면서도 “이대로 참고 침묵하면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후배들을 떳떳하게 바라볼 수 없을 것 같다”고 대자보를 붙인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작게는 교수 개인의 범법 행위이자 크게는 모 교수님의 사태와 맥락을 같이해 사회 정의를 무너뜨리는 부정행위”라며 “사회가, 아니 우리 학교, 우리 병원만이라도 자유, 정의, 진리 세 단어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의료원은 이에 대해 이날 오후 해명자료를 내고 “대자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대자보 내용은) 입시비리와는 전혀 무관한 사항으로 현재 전공의의 채용일정이 시작되지도 않았고 원서 교부와 접수도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의료원은 또 “병원 내 고충 처리위원회, 관계 부서 등을 통해 내용을 확인 및 검증하겠다”며 “부적절한 행위가 확인되면 지위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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