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상에서 갈치잡이 어선에 불이 나 1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됐다.
19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분쯤 제주 차귀도 서쪽 76㎞ 해상에서 통영 선적 연승어선 대성호(29t·승선원 12명)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인근에서 조업 중인 어선을 통해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수색·구조에 나선 해경은 오전 10시21분쯤 사고 선박에서 남쪽으로 7.4㎞ 떨어진 해상에서 선원 1명을 구조해 제주시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이 선원은 김모(60·경남 사천)씨로 확인됐다. 화상을 심하게 입은 상태여서 지문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부터 의식과 호흡, 맥박이 없었으며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있었다고 해경은 전했다. 나머지 승선원 11명은 오후 5시 현재 실종 상태다.
해경 조사 결과, 배에는 강모(52·경남 통영)씨 등 한국인 6명과 누엔 반 콩(32)씨 등 베트남 국적의 선원 6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주소는 경남 통영과 사천, 부산 연제구 등이다.
대성호는 지난 8일 오전 10시38분 경남 통영항에서 갈치잡이 등 조업차 단독 출항했으며 지난 18일에 입항할 예정이었다. 선박 소재는 화재에 취약한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확인됐다.
수색·구조에는 해경과 해군 경비함정·헬기·항공기와 어업지도선, 민간 어선 등이 동원됐다. 사고 해상에는 3의 높은 파도가 일어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소형함정은 사고 현장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는 등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은 “오전 8시15분쯤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제주청 헬기가 확인한 결과 대성호는 상부에 불이 붙은 채로 떠 있었으며, 인근 해상에 승선원은 보이지 않았다”며 “헬기에 탑승한 항공 구조요원이 인근 어선으로 내려 선체 진입을 검토했으나 화염 탓에 승선과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대성호는 오전 9시40분쯤 화재로 인해 선체가 두 동강이 났으며 뒤집혀 선미 부분은 표류 중이고 선수 부분은 침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사고와 관련해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높은 파고와 차가운 수온으로 신속한 구조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이 해경, 해군, 지자체 등 관련 기관과 합동구조활동이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상황을 철저히 관리하라”고 지시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피해자 가족들에게도 연락해 수색 및 구조활동 진행상황을 최대한 신속하게 알려주고 지원을 다하라”고 당부했고, “베트남 대사관을 통해 베트남 피해자 가족들에게도 즉시 연락을 취해 가족들의 한국 방문 등 필요한 편의를 보장하라”고 지시했다.
사고 대응을 위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제주에 도착했으며, 제주해양경찰청에는 광역구조본부가 꾸려졌다. 제주도도 신속한 구조·수색과 실종자 가족 지원 등을 위해 모든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임성준 기자, 김달중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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