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을 기점으로 당 내 중진 의원 불출마 선언의 신호탄이 쏘아올려졌지만, 당장 다른 중진들은 당내 분위기를 지켜보며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당 내에서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며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직접적인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강남 3구 의원들과 영남권 3선 이상 중진들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현재까지 초선 유민봉 의원과 재선 김성찬 의원, 6선인 김무성 의원이 불출마를 공식 발표한 상태다. 다만 유 의원과 김무성 의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직후 이미 불출마를 공식화한 터라 ‘신선한 충격’은 다소 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황교안 대표와 영남권인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중진 의원들 간 지난 14일 오찬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중진 용퇴론’이 제기됐으나 참석자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등 이른바 ‘험지’로 나서겠다며 공개적으로 ‘총대’를 멘 인사 역시 여전히 등장하지 않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12일 대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한국당 내부 분위기에 대해 자기희생 없는 “니가 가라 하와이”라며 혹평했다.
반면, 한 중진 의원은 “총선을 위해 인적쇄신을 하더라도 정치적 경험이 풍부한 중진들이 당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서 “선수를 기준으로 무조건 중진이니 용퇴하라는 것은 부당하다”고 당 안팎의 퇴진 요구 목소리를 반박했다.
영남권 중진 중에서는 김정훈(4선·부산남구갑) 의원이 지난해 지방선거 직후 불출마를 시사해 용퇴가 유력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김정훈 의원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정기국회가 끝난 후 적절한 시기에 신중히 검토해 책임 있는 정치적 입장을 밝힐 것”이라면서 중진 의원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해선 “기준 없이 특정 지역만 거론한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이밖에 같은 시기에 불출마를 직간접적으로 피력했던 정종섭·윤상직 의원 등은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거나 별다른 언급이 없는 상태다. 한국당 관계자는 “기존에 알려진 분들 이외에도 불출마를 결심한 분들이 있다. 발표 시기를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장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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