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2회말 일본 야마다 데쓰토에게 3점홈런을 허용한 한국 선발투수 양현종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리미어12 디펜딩 챔피언 한국이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에 석패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대회의 가장 중요한 목표였던 2020 도쿄 올림픽 진출권 확보엔 성공했지만 일본전 2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상대 불펜을 공략하지 못하고 3-5로 졌다. 대회 슈퍼라운드 2위(2승2패)로 결승에 오른 한국은 전날 열린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4차전 패배에 이어 이틀 연속 일본에 고개를 숙였다.
출발은 좋았다. 한국은 1회 무사 1루에서 김하성의 선제 2점포로 기선을 제압했다. 김하성은 상대 우완 야마구치를 공략해 좌측 담장 위로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이어 김현수도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야마구치의 공을 밀어 쳐 오른쪽 담장 위로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김현수가 국제대회에서 52경기 만에 처음으로 친 홈런이다. 한국은 순식간에 3-0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대표팀의 필승 카드였던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3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양현종은 1회말 2사 1루에서 4번 타자 스즈키 세이야에게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3-1이던 2회말 2사에선 볼넷과 3루수 내야안타로 1·2루에 몰렸다. 양현종이 야마다 데쓰토에게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하며 한국은 3-4로 뒤처졌다.
타선은 양현종의 실점을 만회하지 못했다. 4회 선두타자 김현수가 안타를 치고 나갔으나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5회 김상수가 3루수 내야안타를 쳤지만 아쉬운 주루플레이가 나오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7회말 우완 불펜 조상우가 1점을 더 내주고 점수 차가 3-5로 벌어지자 타선은 더 조급해졌다. 8회초 공격에 나선 상위타선 이정후, 김하성, 김재환은 상대 우완 불펜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아웃 당한 한국 박병호가 고개를 숙이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 방’을 쳐줘야 할 중심타자들은 모두 침묵했다. 3번 타자 김재환이 4타수 무안타, 올 시즌 홈런왕인 4번 타자 박병호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정규시즌 타격왕 양의지도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일본 마무리 투수 야마사키 야스아키가 9회초 2사 후 양의지에게 삼진을 빼앗으며 우승을 확정하자 도쿄돔을 가득 채운 4만4000여명의 일본 관중은 우레 같은 함성과 함께 기립 박수를 보냈다. 대회 C조 조별리그 3전 전승을 거두고 도쿄에 입성했던 김경문호의 2019년 마지막 경기는 이렇다 할 반격 한 번 해보지 못하고 허무하게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