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맞춤형 전략 추진
미국이 자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이익을 주는 ‘바이 아메리카’ 정책과 전기차 보급을 위한 친환경 정책을 펼치며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도 생존을 위해 미국 시장 맞춤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미국 내 전기차 관련 투자를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우선 미국 기업 제너럴모터스(GM)는 미국 내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전기차 생산 체제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디트로이트 햄트랙공장의 이름을 ‘팩토리 제로’로 바꾸고 22억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재탄생시켰다. 전기 트럭 생산 확대를 위해 미시간주 4개의 제조시설에 4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에는 26억달러를 투입해 랜싱에 새 전기차 배터리 공장도 건설한다.
포드도 미시간주 디어본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완공해 올해부터 전기 픽업트럭 F-150을 생산하고 있다.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대규모 전기차 조립 공장과 배터리 공장도 짓고 있다.
미국 외 국가 기반의 자동차 기업들도 미국 현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북미 전기차 생산 및 R&D(연구·개발) 현지화를 위해 향후 5년간 71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독일에서 수입 판매하던 ID.4를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 생산하고, 배터리셀 현지 생산도 검토한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의 주요 설계 및 엔지니어링 책임을 미국 지사에 이관해 향후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토요타는 2030년까지 총 34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에서 차량용 배터리를 생산한다. 2025년부터는 리튬이온배터리 공장이 가동된다.
미국은 전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이며 향후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75만대 규모에서 2025년 203만대, 2030년에는 602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전기차 생산과 판매를 늘리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미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설비 50만기를 설치하고 전기 스쿨버스를 포함한 저공해 버스를 대대적으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50%를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로만 채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2022년형 차량부터 기업 평균연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기존보다 두 배가 넘는 벌금을 부과키로 하는 등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판매에 유리한 구도도 준비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 연방정부가 미국산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약 44만대에 달하는 정부기관의 공용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0월부터 미국산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완성차의 현지 생산 부품 비율을 현재 55%에서 60%로 상향하고, 2029년까지 75%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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