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카더가든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두 번째 정규앨범 ‘C’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저를 제 음악에 더 녹여 넣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가수 카더가든이 정규 2집으로 돌아왔다. 정규앨범으로는 지난 2017년 12월 1집 ‘아파트먼트(Apartment)’에 이어 거의 1년10개월 만이고 음원의 발매로는 지난 6월 나온 싱글 ‘우리의 밤을 외워요’에 이어 4개월 만이다.
원래 2013년 ‘메이슨 더 소울’이라는 예명으로 데뷔했던 그는 이후 본명 ‘차정원’에서 비롯된 예명 ‘카더가든(Car, The Garden)’을 짓고 활동 중이다. 이전까지는 알앤비 아티스트나 보컬리스트의 느낌이 강했지만 점점 앨범에 폭넓게 록음악의 장르 작법을 들여오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이러한 사운드를 공연장에서 더욱 충실하게 재현하기 위해 밴드도 차렸다.
나름 홍대를 기반으로 한 인디씬에서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그의 전국구 인지도를 넓혀준 계기는 뭐니뭐니해도 두 편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는 지난 연말부터 올 초까지 방송된 SBS 예능 ‘더 팬’에 가수 장혜진의 추천으로 출연해 우승까지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또한 최근에는 동갑내기 가수 강민경과 함께 MBC 예능 ‘전지적 참견시점’에 참여해 예능감도 선보였다. 그는 그가 한때 동경했던 혁오 등 소속사 동료 가수들과 같이 유명세를 얻는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정규 2집 앨범 ‘C’에는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훨씬 많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주로 사랑노래를 하면서 팬들을 모았던 그는 더 이상 사랑 이야기에서 새로운 주제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자신이 누군지에 훨씬 집중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번 앨범 수록곡 ‘어 키드 프롬 배쓰룸(A Kid From Bathroom)’에서는 어린시절 부모님의 관심을 받고 싶어 일부러 화장실에서 코피를 냈던 기억을 꺼냈고, 타이틀곡 ‘꿈을 꿨어요’에서는 그렇게 돌아가고픈 유년시절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꿈에 나온 사실을 확인하고 결국 기억도 자신의 일부임을 깨닫는 과정을 그렸다.
가수 카더가든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두 번째 정규앨범 ‘C’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또한 ‘면허없음’은 실제 운전면허가 없는 자신의 입장을, ‘톨가이(Tall Guy)’는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잘 생겼다’는 말보다는 ‘키가 크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경험을 녹여냈다. 그는 앨범 발매에 앞서 23일 오후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열렸던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음반소개집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도 이기적이면서 메모장 같은 앨범”이라고 결과물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평소 존경하고 좋아했던 뮤지션들이 자신의 삶을 음악에 많이 투영하는 것을 보았다”며 “이번 음반은 제게 그러려고 시도했던 음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이슨 더 소울로 활동할 때부터도 좋아했던 것이 록음악이었다. 앞으로도 확고하게 록음반으로 가야겠다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카더가든은 ‘더 팬’이나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얻은 유명세에 대해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는 게 목적이라 기분이 너무 좋다”며 “한때 자존감이 작아졌을 때가 있었지만 클럽투어에서 받은 팬들의 성원을 통해 원기를 찾을 수 있었으며 이번 앨범에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하니까 더욱 더 막힘없이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작업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앨범 제목인 ‘C’의 의미에 대해 “‘카더가든’이 제목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앞자인 ‘C’를 골랐고 ‘시가렛(Cigarette)’ ‘크리스마스(Christmas)’ ‘캐시(Cash)’ 등 좋아하는 단어들의 모임도 ‘C’가 공통분모였다고 소개했다.
23일 음원이 나오는 카더가든의 정규 2집은 다음 달 11일 CD가 발매되며, 그는 다음 달 8일부터 서울과 대구, 부산, 춘천, 대전, 광주를 도는 전국 투어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