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승리,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후 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하고 있다. 2019.10.17 / 고척 | 이석우 기자
‘바람의 손자’ 키움 이정후가 ‘바람의 아들’ 이종범 LG 코치의 뒤를 이었다.
이정후는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끝난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SK와의 3경기 동안 15타수 8안타 타율 0.533으로 팀의 한국시리즈행을 이끌었다. 기자단 유효투표수 68표 중 54표를 받아 처음으로 PO MVP 왕관을 썼다.
아버지인 이종범이 1993년 한국시리즈에서 MVP를 거머쥔 데 이어 이정후도 MVP 계보를 이었다. 이종범은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29타수 9안타 타율 0.313의 맹타를 휘둘렀고, 5차전에서는 당시 한국시리즈 한 경기 최다인 3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이정후는 첫 가을야구에서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바람의 손자’임을 증명했다.
경기 후 이정후는 “3연승으로 끝나서 팀에 플러스가 되는 것 같아서 좋다.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입장이다. 잘 쉬고 오늘은 오늘로 잊고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출전이 좌절됐던 이정후는 “오늘 끝났으면 다 갚았다고 생각했겠지만 한국시리즈까지 끝까지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포스트시즌 부자 MVP를 받은 것에 대해 “이럴 때마다 아버지를 몰랐던 사람들도 알게 되는 것이니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시리즈 MVP를 받아야 그게 성립될 것”이라며 “장난 삼아 (아버지에게) 내가 한국시리즈 가서 MVP를 탄다고 했는데 플레이오프에서 탔다”고 했다.
두산과의 맞대결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이정후는 “우리가 투타에서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다. 부족한 건 한국시리즈 경험이다. 그 경험을 커버할 수 있도록 많은 집중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