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궁·日 태권도·펜싱팀도 ‘한인 지도자’
2020 도쿄올림픽에는 해외에 진출한 한국인 지도자들이 불러일으키는 ‘지도자 한류’ 바람도 거세게 불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 팀을 맡은 한국인 지도자들은 기술뿐만 아니라 올림픽과 큰 무대에서 평소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강한 정신력까지 전수하기 때문에 그간 올림픽 무대에서 큰 성과를 내왔다.
한국인 지도자들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할 종목은 배드민턴. 일본과 중국 배드민턴 대표팀에 한국인 지도자들이 포진해 있어 한·중·일 동북아시아 3국 간의 ‘배드민턴 삼국지’는 사령탑들 간의 지략 싸움에 메달 색깔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992 바르셀로나 남자복식 금메달과 1996 애틀랜타 혼합복식 은메달을 따낸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 박주봉 감독은 2004 아테네 올림픽 이후부터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 박 감독의 지도로 일본 배드민턴은 2016 리우에서 여자복식 금메달, 여자단식 동메달을 수확하며 배드민턴 강국으로 거듭났다. 전통의 배드민턴 강국인 중국에선 강경진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이 여자 복식 선수들을 코치로 지도하고 있다. 2017년 1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한국 대표팀을 지도했던 강 감독이 사령탑에서 물러나자 중국 대표팀은 2019년 9월 강 감독을 스카우트했다. 중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공식 외국인 코치를 들인 것은 처음이다.
한국과 일본, 중국까지 모두 여자복식에서 톱 랭커를 보유하고 있어 배드민턴 5개 종목 중 여자복식이 한·중·일 3국 간의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자복식 이소희(27)-신승찬(27)과 김소영(29)-공희용(25)은 각각 세계랭킹 4위, 5위에 올라있는데, 세계랭킹 1, 2위는 박 감독이 이끄는 일본의 후쿠시마 유키-히로타 사야카, 마쓰모토 마유-나가하라 와카나로다.
양궁에는 이기식 감독이 미국 대표팀에 한국 양궁의 ‘DNA’를 이식하고 있다.
개최국 일본에는 박 감독 외에도 한국인 코치 5명이 일본 선수단 소속으로 도쿄올림픽에 참가해 조국 선수들과 맞선다. 2012 런던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이끌었던 이욱재 코치는 일본 대표팀의 코치를 맡아 일본 검객들을 이끈다. 그밖에 양궁의 김상훈, 윤혜선 코치, 태권도의 신준식 코치도 일본 선수들을 지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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