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연기 공멸의 길로 치달을 위험 커… 당에 득 될 게 없어”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초선·광주 광산을)이 21일 대선 경선연기론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못 박으며 “민주당을 신뢰의 죽음에 이르는 길로 빠뜨릴 것 같은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했다. 당헌에 정해진 대로 당내 경선을 치르자는 것이다. 그는 경선연기를 둘러싼 논쟁을 두고 “이재명 대 비이재명의 다툼이 아니라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되찾느냐, 아니냐의 문제”라고 했다.
민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경선연기, 이재명의 유불리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민 의원은 “경선연기를 주장하는 쪽에서조차 ‘어차피 두 달 정도 늦춘다고 해도 이 지시가 후보 될 가능성이 크지 않나. 통 크게 양보해라’라고 이야기한다”며 “솔직히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2개월 연기돼도 이 지시가 후보가 될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고 했다. 또 “그렇기 때문에 경선연기 문제는 이 지사의 유불리 문제가 아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후보가 누가 되든, 먼저 당이 살아야 후보도 살 수 있다”며 “경선연기, 원칙의 훼손은 공멸의 길로 치달을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 70% 가까이가 경선연기를 반대한다”며 “민주당 지지 그룹들도 여러 차례, 곳곳에서 경선연기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했다.
민 의원은 “일부 선배 의원들께서 경선연기 주장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며 “제 상식으로나 여러 지표로 보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저도 모르고 선배 의원들은 아는 비장의 카드가 있는 건가”라며 “당에 득 될 게 없는데 왜 그러실까. 국민의 신뢰를 잃고 참패했던 지난 4월 보궐선거를 벌써 잊으신 걸까”라고 반문했다.
특히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겨냥, “민주당의 큰 어른들께서 희극으로 우스워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이어 “누가 후보가 되든, 우리는 한배를 타고 함께 당을 살리고 민주정부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구한 마음으로 다시 한 번 간곡히 경선연기 주장을 거두어주십사 호소 말씀드린다”고 했다.
지난 18일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를 지지하는 현역 의원 66명은 경선연기를 요구하는 의원총회를 개최해줄 것을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요청했다. 이와 관련, 송영길 대표는 지난 2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오는 22일 의총을 개최하기로 정했다. 송 대표는 의총에서 경선연기를 주제로 의원들의 찬반 입장을 청취한 뒤 이른 시일 내에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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