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고래, 라로셸에 오다’ 전시
가로8m 세로4m 실물 크기 모형
3D 스캔 등 신기술 적용해 제작
쪼기·긋기 등 기법 섬세하게 표현
“유네스코 등재 도움 되도록 할 것”
“유네스코 본부가 있는 프랑스에서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의 탁월한 보편적 유산 가치를 널리 알리고, 반구대 계곡 일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김경진 울산암각화박물관 관장의 말이다. 울산암각화박물관은 14일(현지시각) 프랑스 라로셸 자연사박물관에서 ‘2021년 울산암각화박물관 국외교류전’ 개막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국외교류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홍보전의 일환이다.
‘반구대 고래, 라로셸에 오다‘라는 이름의 전시는 지난해 12월 시작됐으나 코로나19로 라로셸 자연사 박물관이 같은 해 12월16일부터 올해 5월18일까지 휴관하면서 개막식을 열지 못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당초 오는 9월5일까지 예정됐던 전시는 내년 1월 초까지 연장됐다.
이 전시회에서는 실물 암각화와 같은 크기로 제작된 모형물이 전시된다. 반구대암각화 모형은 가로 8m, 세로 4m 크기이다. 2019년 8월 제작에 들어가 9개월 만에 완성한 이 모형은 3D 스캔과 3D프린팅이라는 신기술을 적용해 만들어졌다. 고부가 합성수지(ABS)를 사용해 무게를 줄여 운반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크기의 반구대 암각화 중심 암면을 15개 조각으로 나눠 제작했다. 실제 암각화 그림을 최대한 있는 대로 만들어졌으며, 쪼기, 긋기, 갈기 등의 표현기법이 섬세하게 표현된 것이 특징이다. 당시의 생활상을 조명할 수 있는 유물복제품 등도 함께 전시됐다.
김 관장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라로셸이 세계적 휴양지인 만큼 많은 나라의 관광객에도 반구대 암각화를 알릴 기회가 되리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물관 측은 세계 여러 곳의 전시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해 울산시는 반구대암각화 세계유산 등재추진위원회와 유네스코 시민단을 구성하고, 반구대암각화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정립하고 세계유산 등재 당위성을 홍보하고 있다.
반구대암각화와 국보 147호 천전리 각석 등 ‘반구대 계곡 일원’은 올해 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 등재 추진대상으로 선정됐다.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 이후 11년 만이다. 그동안은 보존방법과 물 문제 때문에 미뤄졌지만, 정부에서 물 문제를 해결하기로 하면서 우선 등재 추진대상에 선정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잠정목록 등재와 우선등재를 거친 뒤 정부가 유네스코에 신청해야 한다. 그런 뒤 유네스코의 검토를 거쳐 세계문화유산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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