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다녀온 뒤 부대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격리된 한 병사가 부실한 식사에 관한 불만을 토로했다.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지난 18일 ‘다른 곳은 식사가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궁금하다’라며 도시락 사진과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는 자신을 51사단 예하 여단 소속이라고 소개했다. 사진에는 쌀밥과 오이 장아찌, 김치, 닭볶음 등이 플라스틱 도시락 식기에 담겨 있는 모습이 담겼다. 얼핏 보기에도 성인 남성이 한 끼로 섭취하기엔 양과 질 면에서 부족한 식사로 보인다.
작성자는 “휴대폰 반납하고 TV도 없고 밥은 이런 식”이라며 “감옥에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 휴가 다녀온 게 죄냐”라고 물었다.
그는 이어 “이걸 계속해야 하는 후임병들 생각하면 정말 안쓰럽다”고 했다.
이 글이 온라인 공간에서 화제가 되자, 작성자는 비판을 의식한 듯 “카메라로 찍으니까 증명이 되고 제보해서 기사화되는 거지, 만날 말로만 ‘밥 부실하게 나옵니다. 제대로 주세요’ 해봤자 퍽이나 제대로 나오나”라며 “카메라로 밥을 찍은 게 잘못된 게 아니라, 애당초 밥을 제대로 주면 카메라로 밥을 찍을 필요가 없다”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해당 글의 댓글 창에는 다른 병사들의 식판 사진과 폭로 글도 쏟아졌다.
한 병사는 더 부실해 보이는 자신의 식판 사진(위)과 함께 “그 정도면 감사히 먹자”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병사는 이 페이지에 “우리 부대는 총원 143명에 열외자를 빼고 식사 인원이 대략 120~140명 정도 된다”며 “그런데 부식 수령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새우 볶음밥이 메뉴였는데 수령 받은 양이 0개여서 아예 보이지 않은 날도 있었다”며 “최근에는 식사 인원이 120명이 넘는데 햄버거 빵을 60개만 줘서 취사병들이 하나하나 다 뜯어서 반으로 갈라 120개를 만들었다”고 했다.
작성자는 “한 번은 탄약고 경계근무 끝나고 왔더니 반찬 다 떨어졌다고 런천미트(가공 햄) 한 조각을 줬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이 화제가 되면서 나흘간 70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국방비가 다 어디로 가나? 애들 밥 가지고 장난치는 데 많네. 화난다”, “세금은 다 어디로 처먹고, 군인들 밥을 아끼냐”, “범죄자에게 밥이 더 잘 나오는 나라”, “지금이 21세기 맞음?”, “와 우리 메뉴 잘 나올 때 버전인데?”, “‘라떼는(나 때는)…’ 시전하면서 ‘나는 옛날에 저것보다 심했으니 참고 견뎌라’ 이런 틀X 마인드 진짜 거슬리지 않음?” 등 반응을 보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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