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한 뒤 올해 2분기부터 들여오기로 했다고 밝힌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하반기에나 국내 접종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20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의 관련 질의에 “모더나 백신을 4000만 도스(2000만명 분) 계약했고, 상당 부분이 상반기에는 물량을 들여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하반기에는 들어오게 돼 있다”고 답했다.
이는 앞서 청와대가 밝힌 ‘2분기부터 공급’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이 모더나의 스테판 반셀 CEO와 화상통화를 통해 모더나 공급 시기를 당초 3분기에서 2분기로 당겼고, 5월부터 2000만명분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야당은 즉각 청와대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홍 직무대행은 ‘청와대가 2분기 2000만명 분을 확보했다고 한 건 거짓말인가’라는 김 의원의 추궁에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얀센, 노바백스를 다 합해서 (확보 물량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내 모더나 백신 도입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건 얼마 전 모더나가 밝힌 ‘자국 우선 공급’ 방침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오는 7월 집단면역 실현을 목표로 접종을 진행 중인데, 모더나를 비롯한 일부 제약사는 이를 위해 타국으로의 백신 반출을 늦추겠다고 발표했다. 모더나 백신의 해외 반출이 재개돼도 우리나라보다 먼저 계약을 체결한 유럽연합(EU)이나 영국, 일본, 스위스, 싱가포르, 캐나다 등에 우선적으로 보내질 가능성이 높아 국내 공급은 8월 이후에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상반기에 1200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반기 내 추가 백신 공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현재 확보한 900만명 분 외에 추가 물량을 어떻게 확보할 지 관심이 모인다. 일각에선 미국과의 ‘백신 스와프’에 기대를 걸어보자는 주장도 나온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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