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2010년대 후반부터 젊은 층의 이탈로 미국프로풋볼(NFL)에 이어 이제는 미국프로농구(NBA)에까지 인기가 밀릴 조짐을 보이자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핵심은 경기시간 단축과 인플레이 상황을 늘려 경기에 역동성을 더하는 것이다. 변화를 위해 MLB 사무국은 독자 운영되는 애틀랜틱리그와 2019년 3년 제휴에 합의하고 당장 적용하기 어려운 제도를 실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소 세 타자 이상 상대해야 투수 교체가 가능하다는 규정이 MLB에 도입됐고 로봇 심판은 현재 마이너리그에서 한창 테스트 중이다.
MLB 사무국이 여기서 한 발 더 나간 실험 두 가지를 애틀랜틱리그에서 실시한다. 홈플레이트에서 마운드까지 거리를 60피트 6인치(18.44)에서 61피트 6인치로 약 30㎝ 연장하고, 지명 타자와 선발 투수 교체를 연계하는 ‘더블 후크’(Double-Hook)를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더블 후크는 시즌 내내 운영되고 마운드 거리 연장은 하반기에 시작한다.
특히 마운드 거리를 늘리는 실험은 혁명에 가깝다. 홈에서 마운드까지 거리는 1845∼1880년 45피트(13.72), 1881∼1892년 50피트(15.24)를 거쳐 1893년부터 60피트 6인치로 130년 가까이 유지됐다. 이를 타자들이 투구를 더 잘 볼 수 있도록 마운드 거리를 30㎝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해 빅리그 투수들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93.3마일(150.11㎞)이지만 투수가 지금보다 30㎝ 뒤에서 던지면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 속도는 시속 91.6마일(147.38㎞)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MLB 사무국은 탈삼진율이 2005년 타석당 16.4%에서 2020년 23.4%로 15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자 개선책으로 마운드 거리 연장을 꺼내 들었다.
더블 후크는 선발 투수를 교체한 팀은 그 시점부터 지명 타자를 활용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다. 이러면 지명 타자 자리에 대타 또는 구원 투수를 써야 한다. MLB 사무국은 더블 후크가 지명 타자를 활용하는 아메리칸리그와 투수가 타석에 서는 내셔널리그의 잠재적 타협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송용준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