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사진) 주일대사는 17일 기자들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나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도 필요하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다음주 부임하는 강 대사는 이날 국내에서 화상으로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계시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문제와 관련해 스가 총리를 만나 진솔하게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남북, 북·미, 한·일관계의 선순환을 모색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강 대사는 “지금은 1965년 국교 수립 이후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이라며 “이제 역사 갈등 문제는 서로 머리를 맞대 진지하게 논의해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사는 스가 총리가 남관표 전 주일대사의 이임 접견을 거부한 데 대해선 “저도 좀 그렇게(결례라고) 생각이 든다”며 “개인적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강제동원 배상판결 문제에 대한 해법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서로 명분과 원칙을 지켜가면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다”며 “많은 분, 전문가들로부터 12가지 안이 제시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12가지 안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위안부 배상 판결과 관련,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겠다고 한 데 대해 그는 “제 개인적인 의견이 있을 수 없고 외교당국과 청에서 진지하게 검토할 것으로 안다”면서도 “한·일 협정에 문제가 있으면 제3국에 중재를 맡기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5년 위안부 합의에 대해 “화해치유재단은 이사장들이 사표를 내면서 저절로 없어졌다”며 “한국 정부는 아직까지 합의를 파기한 게 아니고 (일본에) 문제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명확히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곧 출범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대해서 “일본에 기울 것이라고 전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삼각공조를 중시하기 때문에 한·일 간 화해에 엄청나게 노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홍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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