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회회장 소강석 이철 장종현)은 16일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5 단계·비수도권 2단계) 단계를 유지하면서도 현장 예배를 허용하자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방역수칙을 일부 완화하면서 정규예배·미사·법회 등 종교 활동 시 수도권은 좌석 수의 10%, 비수도권은 20% 이내로 현장 참석을 허용했다.
한교총은 성명을 통해 “정부의 바람대로 이번 조치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은 최대한 막아내면서 그동안 어려움에 봉착한 소규모 상업시설은 물론 종교시설에서도 최소한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교총은 “정규예배에서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식사와 통제되지 않는 작은 모임을 철저하게 금지함으로써 어렵게 되찾은 ‘대면 현장 예배’를 계속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연말부터 전국 교회 등 종교시설에는 거리두기 2.5단계 방역수칙이 적용돼 비대면 집회만 허용됐다.
시설 규모와 상관없이 20명 이내로 현장 참여 인원이 묶이면서 일부 지역 교회에서 대면예배를 강행하는 등 지자체와 마찰을 빚어왔다. 실제 부산 강서구 세계로교회는 자치단체의 대면예배금지 행정명령을 어기고 대면예배를 강행했다가 시설 운영 중단과 폐쇄 처분을 받아 소송전으로 비화되기까지 했다.
세계로교회는 11일 교인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면 새벽예배를 드렸고, 주일인 전날에도 1000여명이 대면예배를 드렸다. 부산 서부교회도 10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면예배를 드려 서구청으로부터 폐쇄 조치를 받았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정부의 획일적 대면예배 금지 조치의 수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교총 공동대표회장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을 지낸 김태영(부산 백양로교회) 목사는 “교회는 방역에 협조해야 하지만, 획일적 인원 제한엔 문제가 있다”며 “거리두기 2단계에서는 예배당 좌석수 20% 이내로 대면예배를 허용하는데 2.5단계에서 갑자기 20명으로 제한한다. 좌석수의 10% 정도로 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인 한기채 목사도 10일 페이스북에 “2.5단계는 예배당 좌석수의 10% 이내에서 대면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하고, 3단계에서 20명 이내 비대면예배로 바꿔야 한다”며 방역지침 수정안을 제시했다.
기독교한국침례회도 지난 8일 박문수 총회장의 이름으로 낸 성명에서 “교회만 비대면예배를 드리라고 하는 것은 형평성과 공정성에 어긋난 행위”라며 “정기적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제재를 풀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7일 세계로교회 앞에서 열린 ‘예배회복선언’ 집회에서는 목사와 성도 등 100여명 참석해 비대면예배가 아닌 정상적인 예배로 하나님께 예배드리겠다며 대면예배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조정진 선임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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