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스트레일리와 재계약 사인
키움, 평균자책점 1위 요키시 수성
KIA, 브룩스와 11월 도장 ‘꾹’
KT, MVP 로하스와 협상 총력전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가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그래서 잘하는 외국인 선수는 ‘복덩이’ 대접을 받는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면 이 ‘복덩이’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일본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이들의 영입에 눈독을 들이는 탓이다.
지난 2일 발표된 보류선수 명단을 보면 19명의 외국인 선수가 재계약 대상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일본과 미국 구단들 레이더망에 들어가 있다. 아무래도 ‘돈 싸움’에서는 해외에 밀릴 수밖에 없기에 각 구단은 재계약 대상 외국인 선수들을 붙잡기 위한 치밀한 작전에 돌입했다.
조금씩 그 작전이 성공하는 모습이다. 일단 에이스 지키기에 성공한 구단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롯데는 3일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32)와 보장금액 120만달러(약 13억원·계약금 30만달러, 연봉 90만달러)에 2021시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인센티브는 별도라며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MLB네트워크의 댄 미시 기자는 인센티브가 50만달러라고 전했다.
올 시즌 15승(4패)에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한 스트레일리는 205탈삼진을 기록해 리그 탈삼진 1위, 역대 단일시즌 탈삼진 9위에 올랐다. 뛰어난 기량은 물론 동료들을 이끄는 더그아웃 리더의 모습까지 선보인 만큼 구단은 이에 걸맞은 대우를 약속하며 마음 붙잡기에 성공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에는 키움이 올해 12승(7패)과 함께 2.14로 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에릭 요키시(31)를 지켰다. 요키시는 인센티브를 포함해 총액 90만달러(약 10억원)에 사인했다. 다시 키움으로 돌아오기로 한 요키시는 “올해 팀 성적에 대해 아쉬움이 매우 크다. 오프시즌 기간 준비를 잘해서 내년 시즌에는 팀과 나 자신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실 행보가 빨랐던 쪽은 KIA다. KIA는 이미 지난달 19일 애런 브룩스(30)와 총액 120만달러(계약금 20만달러, 연봉 100만달러)에 일찌감치 재계약을 마쳤다. 가족의 교통사고로 9월 한국을 떠나야 했지만 올 시즌 11승(4패)에 평균자책점 2.50으로 맹활약했기에 재계약이 절실했다. 무엇보다 KIA가 브룩스를 다시 붙잡을 수 있었던 것은 팀 동료와 팬들이 가족의 쾌유를 빌며 브룩스 가족에게 감동을 준 영향이 작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도 특급 외인들과 재계약을 위해 노심초사하는 구단도 많다. 당장 KT는 이번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멜 로하스 주니어(30)와의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영입보다 로하스 잔류가 더 시급한 과제다. FA 유출로 전력약화가 우려되는 두산도 라울 알칸타라(28)와 크리스 플렉센(26) 등 원투펀치를 모두 붙잡아야 한다는 당면과제를 안고 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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