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22년간 도피해온 폭약 살인사건의 범인이 검거됐다. 10년마다 진행되는 중국의 인구 조사가 발단이 됐다.
펑파이 신문 등 현지 매체가 2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구이저우성 판저우시 공안국 소속 경찰은 지난 8월 처음 장모씨의 집을 방문했다. 1일부터 시행되는 인구 조사를 대비한 예비 작업이 진행을 위해서다.
중국의 인구조사는 현지 공안이 예비 작업을 먼저 진행하고, 이후 국가통계국이 인구조사원을 동원해 본격적으로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장씨의 집을 방문한 경찰은 첫눈에 장씨의 태도가 수상하다는 걸 느꼈다. 이후 다시 방문했지만 장씨는 사라진 뒤였고, 장씨의 아내는 남편의 행방을 묻는 경찰의 질문에 뭔가를 숨기는 듯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집에는 장씨의 신분을 증명할 만한 서류나 신분증도 없었다.
조사 결과 장씨는 22년 전 폭약 살인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쿤밍시에서 일하는 장씨의 아들에게 연락했고, 경찰의 설명을 들은 장씨의 아들은 이리저리 수소문한 끝에 겨우 아버지와 연락이 닿았다.
장씨는 3개월 동안 이어진 아들의 연락에 자수를 결심했고, 지난 11일 경찰서로 출두해 범행 사실을 털어놓았다.
조사 결과 장씨는 1998년 4월 피해자 A씨와 사소한 일로 다툰 뒤, A씨의 몸에 뇌관과 폭약을 묶어놓고 도주했다. A씨는 폭약이 폭발해 사망했다.
장씨는 한동안은 범행이 발각될까봐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등 피해 다녔고, 2009년 세간의 관심이 사건에서 멀어졌다고 판단하고 구이저우로 돌아와 눈에 띄지 않게 지내왔다. 그동안 장씨의 아내는 주위에 “남편이 죽었다”고 둘러댄 것으로 알려졌다.
펑파이 신문은 “장씨의 긴 도피 생활은 막을 내렸고, 현재 장씨는 공안 기관에 구류됐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1일부터 다음 달까지 700만명 이상의 조사원이 투입해 대대적인 인구 조사에 들어갔다. 이는 여러 면에서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조사사업이다.
중국에서는 1990년부터 10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해당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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