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500명대를 넘어 온나라가 코로나19 공포에 빠진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가 “국내에서도 재확산이 본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정 총리는 주말을 앞두고 국민들에게 “가급적 집안에 머물러 주시고 모임이나 회식 등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정 총리는 27일 코로나19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에어로빅 학원, 학교, 교회, 사우나, 유흥주점, 군부대 등 지역과 시설을 가리지 않고 우후죽순으로 번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급증하면서 확산 속도마저 빨라지고 있다”며 “이러한 확산세를 지금 막지 못한다면 하루 1000명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거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거리두기는 2단계, 호남권에서는 1.5단계로 높여 시행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설명한 정 총리는 “섣부른 낙관이나 지나친 비관은 금물이며, 상황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중대본 회의에선 추가적인 방역 강화 조치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방역이 강화될수록 국민들,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불편이 가중될 수밖에 없으나 지금의 확산세가 전국적 대유행으로 번진다면 되레 서민 경제와 국민 생활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엄중한 인식 때문이다.
한편 정 총리는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을 관계당국에 주문했다. 그는 “최근 1주일 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가 380여명이나 발생하고 있다”며 “방역당국과 지자체는 지역별로 중증환자 증가에 대비해서 충분한 병상을 미리미리 확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 대구·경북에서 중증환자가 병상 부족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던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2∼3월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무섭게 퍼질 당시 지역 병원의 병상 부족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을 기다리다가 자택에서 숨지는 일이 발생하는 등 거의 의료체계 붕괴 직전까지 갔던 쓰라린 경험을 떠올린 것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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