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세력이 서해상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을 ‘반북모략’의 기회로 삼는다는 북한 주장에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이러한 북한의 태도는 우리 정부가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며 정부의 무성의한 대응을 30일 강하게 비판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북한이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우리 국민의 피격 사건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적반하장식의 입장을 밝혔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어 “제대로 된 항의 한 번 없이 정부, 여당은 그저 ‘미안하다’는 사과통지문 하나에 현혹됐다”며 “사망한 국민의 아들이 절절하게 써 내려간 편지에는 형식적인 답변으로 일관했고, 월북설을 기정사실화하며 북한에게 명분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는 북한이 같은날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 서해상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지난달 열점수역에서 자기 측 주민을 제대로 관리·통제하지 못해 일어난 사건”이라며 “응당 불행한 사건을 초래한 남측에 우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데 따른 반응으로 보인다. 열점수역은 북한이 북방한계선(NLL)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에 황 부대변인은 “아무런 무기도 소지하지 않은 민간인을 총살하고서는 관리 운운하는 것 자체가 후안무치한 행태”라며 “이 모든 것이 제1야당 탓인 것 마냥 몰아가는 것은 전형적인 책임전가다”라고 받아쳤다.
그는 “그러고서는 뻔뻔하게 남북관계가 파국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하니, 이 또한 매번 반복되는 북한의 패턴”이라며 “연평도 포격사건, 천안함 피격,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 우리 국민의 소중한 목숨과 재산을 뺏고는 제대로 된 사과없이 은근슬쩍 넘어갔던 전형적인 화전양면전술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숨진 우리 국민의 유족은 어민의 고충을 고려해 눈물을 머금고 시신수색작업 중단을 요청했다”며 “그런 유족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북한의 적반하장과 후안무치에 침묵해서도 안 되고, 단호한 대응을 통해 국민의 소중한 목숨을 함부로 하지도, 허울 좋은 변명으로 별 것 아닌 양 넘어가지도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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