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주체인 시민 참여 적극 유인해야”
“국제위상 맞게 객관성 확보” 상반된 주장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올해 25회째를 맞았다. 1996년 닻을 올린 뒤 정치적 외압 등 우여곡절이 있었음에도 명실상부한 국제영화제로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서는 부산이란 지역성 또는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상반된 목소리가 나온다.
김용규 부산대 교수(영어영문학)는 지난 23일 ‘BIFF 25년-성찰과 전망’을 주제로 열린 온라인 포럼에서 “영화제 생명은 지역성에 기인하는 측면이 강한데 지난 몇 년간 BIFF와 부산 사이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며 “영화제가 지역 문화 주체들을 끌어안고 지역 시민 참여를 적극 유인하며 지역 사회와 함께할 다양한 방안을 깊이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제언했다. 부산 지역 사회와의 바람직한 관계를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란 설명이다. 김 교수는 또 BIFF의 권력화, 전문화 문제도 지적했다.
김충국 부산대 영화연구소 연구원도 발제에 나서 “BIFF는 부산의 영화제로서 시민과의 접촉면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연구원은 “부산 시민의 효능감과 만족감을 제고하는 것이야말로 BIFF를 지켜 내고 발전시킬 최고의 동맹군을 확보하는 길”이라면서 “지역 영화의 발굴과 육성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화제 프로그래밍과 운영 방식의 진화 등도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BIFF가 그만큼 성장해 부산 시민만의 영화제가 아닌 국제영화제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라며 “더 성장하려면 국제영화제로서 객관성, 정치나 지역성에 휘둘리지 않는 문화적 독립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 평론가는 BIFF가 특정 영화에 편중되는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매진이 안 된 영화들을 보니 전부 다 국내 다큐멘터리더라”면서 “영화제 주최 측과 관객들이 함께 노력해 모든 영화들에 골고루 관심을 갖는 영화제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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