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모토의 지적
이토이
안 되는 것에 대해선 확실하게 안 된다고 말한다,
라는 것은 예전부터 미야모토 씨가 해온 일이지요.
최근에는 외국의 크리에이터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경우도 많아진 것 같지만요.
미야모토
네 (웃음).
요즘은 나이를 먹은 것도 있고요,
오히려 말하기 쉬워졌어요.
이토이
(웃음)
미야모토
지금이야말로 그런 말을 해도
이상하지 않아요,
저는 서른살이 넘었을 때쯤 이토이씨를 만났을 때부터,
꽤나 심한 말을 했어요 (웃음).
이토이
(관객을 향해)
이게 좀 힘들어요.
일동
(웃음)
미야모토
젊었을때부터 꽤나 평범하게,
"아니, 만들려면 이렇게 해야지"
같은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다녔어요,
제법 대단한 선생님 같은 분들에게도
꽤 많이 말하고 그랬어요 (웃음).
이토이
네 (웃음).
미야모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기뻐해 주신다고 할까요.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젊은 사람이 끼어들면,
상당히 기뻐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해외의 거물급 프로듀서와 이야기할 때도 그렇고요,
비교적 그 패턴으로 계속 하고 있으니까요.
이토이
그렇겠죠 분명.
미야모토
그러면 의외로 받아들여 주시고요,
"그럼 이런 건 어때요?"라고 제안해 주기도 하고요.
이번에 영화『슈퍼마리오 브라더스 무비』의 제작을 맡은
크리스 멜레단드리라는 프로듀서도 그런 타입이에요.
굉장히 뛰어난 분인데도요,
'그건 내가 잘못한 거다' 같은 말을
제대로 말해 주시는 분이죠.
해외의 크리에이터들은 오히려,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는 사람이 많잖아요.
하지만 크리스 씨는 예를 들어
"예고편에서 그 장면은 안 나오는 게 좋다고
당신이 말했는데, 당신이 옳았어"라고 말하기도 하고요,
그런 반성 같은 것도 말해 주시고요.
그래서 굉장히 편했어요.
그런 대화가 오가면 저도 진솔하게 말할 수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요,
사실 여기서 고민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면
상대방도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주기 때문에 도움이 되죠.
이토이
미야모토 씨가 상대방의 약한 부분이나 아픈 부분을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는 거죠.
그냥 안 좋게 말하는 게 아니라,
"이런 문제인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라는 상담과 질문이 포함되어 있는 거죠.
미야모토
네, 그렇습니다.
이토이
그러니까 좋다, 나쁘다
판단을 말하는 게 아닌
반대로 말하자면, '좋다'라는 말도 별로 하지 않아요.
'그거 좋다'는 말을 잘 안 하잖아요?
미야모토
‥‥‥‥ 반성하겠습니다.
일동
(웃음)
뭐, 물론이죠,
아예 말하지 않는 건 아니겠지만요.
미야모토
저기, 제 스스로 생각하건대
엄청 많이 말해요.
이토이
일동
(웃음)
미야모토
그리고 제가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그건 좋다!" 라고 말해요.
이토이
그건 '고마워요'라는 뜻이군요.
미야모토
뭐, 하지만 주변에서는
"칭찬해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이토이
아~ 역시 그렇군요.
미야모토
미안해요, 반성하고 있어요.
이토이
하지만 저기, 비즈니스 서적 같은 건,
더 "칭찬해야 한다!" 같은 것이
자주 쓰여 있는데,
칭찬하기 위해 칭찬하는 사람의 칭찬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미야모토
네(웃음).
이토이
그렇게 매뉴얼대로 칭찬을 해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칭찬을 받고 있지만,
나는 아직 좀 부족해'라고 말하는 사람,
그런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잖아요.
미야모토
네, 그렇죠.
이토이
미야모토 씨가 칭찬을 안 하는 건.......,
안 된다고 할 때와 마찬가지예요,
어딘가에서 이미 생각하기 시작하는 거죠.
그래서 납득할 수 있다고 할까, 설득력이 있어요.
저기, 오늘 모인 여러분,
제가 예전에 미야모토 씨에게 울먹였던 이야기,
알고 계신가요?
(웃음)
이토이
신칸센에서 제가 울었다는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어요.
그 일은 『MOTHER』라는 게임의
베이스가 되는 플롯을 쓴 노트를
미야모토 씨에게 보여줬을 때의 일입니다.
그때 저는 '마리오'를 만들었던
그 미야모토 시게루 씨가 이 플롯을 보셨어요,
솔직히 칭찬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연필로 쓴 메모를 보여드렸는데요,
물론 칭찬은 안하셨구요.
일동
(웃음)
이토이
그때 미야모토 씨는 한 가지 예를 들었어요,
'오니가시마'라는 게임의 대사를 인쇄해서
정리한 파일을 보여 주셨어요.
"그다지 긴 게임은 아닌데,
그렇게 두꺼운 파일이 몇 권이나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어? 게임 대사가 그렇게 많다고요? 라고 물었죠.
미야모토
(웃음)
미야모토씨가 "이건 아직 일부분밖에 안 되네요.
그래서 이토이 씨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느냐가 가장 걱정입니다. 라고 말했죠.
요컨대, '감수 이토이 시게사토' 정도에서 끝날것을 만든다면,
그건 그것대로 괜찮겠지만,
아무래도 진심으로 만들려는 것 같으니
"힘들겠지요?" 라는 이야기를,
저에게 말씀하신 거죠.
미야모토
그렇죠.
그래서 칭찬도 아니고, 비난하는 것도 아니죠,
"만약에 한다면 힘들어요"라는 이야기를 한거죠.
미야모토
네, 그 점이 중요한 거죠.
저희는 '만약에'로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이토이 씨가 정말 해 준다면,
저는 이름만 빌려서 만들 생각은 없으니까요,
이 파일 전체의 대사를
이토이 씨가 써야 될 정도의 일이 되니까
한동안 다른 일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 정도까지 해 주실 수 있나요?"
라고 말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렇게 할 수 있습니까?" 라고 들려서요.
일동
이건 미묘한 차이가 있네요.
이토이
아니, 말씀하신 분의 입장에서 보면요,
근본적으로는 똑같아요.
이야기적으로 말하자면, 저로서는요,
그 미야모토 시게루가 제 기획서를 보고
"와~오!" 라고 말해주었어야 했어요.
그런데 '와오'의 '와'자도 없었어요.
그래서 돌아오는 신칸센 안에서,
'아무것도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하니.......,
와아아아아아아~ 눈물이 났어요.
일동
(웃음)
이토이
그러고 나서 얼마 후,
"제작팀을 찾았는데요."
라는 연락이 왔어요.
미야모토
네, 그랬었죠 (웃음).
이토이
어, '제작 한다'는 건가?
일동
(웃음)
미야모토
저희는 계속 만드는 체제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만약 한다면 어떤 체제를 만들까 하고요.
이토이
생각해보면 감사한 일이었죠.
그런데 막상 만들어 보니 정말 힘들었어요.
미야모토
그렇죠 그렇죠.
(IP보기클릭)106.252.***.***
두 분 다 구름 위의 존재 같아 보였는데, 막상 말씀하시는 거 보니까,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하고, 또 다 같이 고민하면서 성장하는 것이군요. 물론 대단하신 분들이지만요
(IP보기클릭)211.234.***.***
ㅡㅡㅡㅡㅡ 이건 누가봐도 신입에게 겁주는거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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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다 구름 위의 존재 같아 보였는데, 막상 말씀하시는 거 보니까,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하고, 또 다 같이 고민하면서 성장하는 것이군요. 물론 대단하신 분들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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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ㅡㅡㅡ 이건 누가봐도 신입에게 겁주는거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