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목 | 커비의 에어 라이더 | 출시일 | 2025년 11월 20일 |
| 개발사 | 소라 / 반다이남코 | 장르 | 레이싱 액션 |
| 기종 | NS2 | 등급 | 전체이용가 |
| 언어 | 자막 음성 한국어화 | 작성자 | Mustang |
올해 4월 초 진행된 닌텐도 다이렉트를 통해서 발표한 ‘커비의 에어 라이더’는 많은 사람이 예상하지 못한 소식이었다. 사쿠라이 마사히로 디렉터가 다시금 커비 타이틀의 디렉터로 온 것이기도 하며, 전작인 커비의 에어라이드(2003) 이후에 햇수로 22년 만에 나오는 후속작이라는 점에서 그러했다.
그리고 추가적인 정보가 공개되면서 커비의 에어 라이더는 기대감을 남긴다. 최초 공개 이후 에어 라이더 단독으로 다이렉트 영상을 두 개 업로드 하는 한편, 그 길이 또한 한 시간에 이를 정도로 소개할 것들이 많았다. 세부적인 시스템이나 게임 플레이 및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들을 알리며 출시 직전까지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이렇게 지난 11월 말 발매된 ‘커비의 에어 라이더’(이하 에어 라이더)는 짧고 굵게 플레이 타임을 유지하면서 그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극대화 한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단순하면서 심도 있는 조작법 / 플레이어의 테크닉에 따른 변화를 더하면서 제작자인 사쿠라이 마사히로의 테이스트라 할 수 있는 것이 농축된 플레이 양상을 보여준다.
● 사쿠라이 마사히로의 테이스트 - 놀이 혹은 장난감 측면에서의 게임
커비의 에어 라이더를 보다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작자인 사쿠라이 마사히로의 개발 지향점을 우선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곧 에어라이더를 두고 ‘왜 이런 방향성으로 만들었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콘텐츠를 제시하는 방향성이나 콘텐츠의 구성 및 활용에 있어서 늘 사쿠라이 디렉터가 추구했던 것들이 녹아있기에 현재의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사쿠라이 디렉터가 보여준 방향성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일관된 모습으로 작품 내부를 구성한다. 이는 비단 이번 작품인 커비의 에어 라이더 뿐만이 아니다. 2003년 발매된 ‘커비의 에어라이드’는 물론이고 대난투 스매시브라더스 시리즈 또한 기획의 시작점 또는 근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이 일관된 방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일관된 기조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0. 고객을 향할 것 - 가지고 놀기 편안한 게임으로
1. 처음 게임을 잡고도 플레이할 수 있을 것 - 단순히 간단하게는 아닌
2. 그러면서도 숫자의 경쟁은 피할 것 - 정점보다는 보편적 재미를 위한 경쟁
3. 놀이 측면에서의 게임으로 - 궁극적인 지향점
크게 보자면 이렇게 네 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는 사쿠라이 디렉터의 지향점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졌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디테일한 측면들은 조금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가치로 다뤄지고 있다. 그것이 2003년 에어라이드는 물론이고 네트워킹이나 대전이 일반화된 현재 시점에서도 충분한 가치를 보여준다.

각 요소들은 이번 에어 라이더에서 이러한 영향을 미친다. 가장 먼저 근본이라 할 수 있는 고객을 향할 것이라는 지점이 전제가 된다. 과거 그리고 현재까지 사쿠라이 디렉터는 플레이어들을 ‘고객’이라는 호칭으로 부르곤 한다. 게임이라는 작품을 만들고 시장에 내놓았을 때, 이것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단서가 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서 사쿠라이 디렉터가 말하는 ‘고객’이라는 표현은 일방적인 관계보다는 대등한 관계에 가깝다. 따라서 자신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한편, 실제 이용자들에게도 다가갈 수 있는 선택지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사쿠라이 디렉터에게 있어서 게임은 그저 개발자가 구상한 것을 그대로 넣는 것 또는 자신이 가지고 놀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게임이 어떻게, 얼마나 플레이어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인가 / 기본적인 규칙을 가지고 얼마나 다양한 플레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를 의미한다.
그리고 나오게 되는 것이 ‘간단한 조작과 규칙’이라는 것이다. 가지고 놀기 편안한 게임이라는 것은 곧 복잡한 수치나 규칙을 외울 필요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컨트롤러를 잡고 실제 행동하는 것 또한 변화해야 했다. 이와 같은 지향점은 한편으로는 ‘게임을 처음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타이틀’이라는 형태가 된다. 간단하게 접할 수 있고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한 조작, 심도 있는 테크닉이라는 기조는 바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저 단순함에서 그치지 않는다. 타이틀의 기둥이 되는 규칙들은 간단할 수 있지만 실제 플레이를 하면서 나오는 테크닉이나 경험 측면에서는 단순하지 않게 구축한다. 이를 통해서 게임 플레이는 더 의미를 가지게 되며, 플레이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른 결과의 차이를 낳도록 만든다.
멀티 플레이인 대전의 영역에서는 경쟁이 가져오는 단점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사쿠라이 디렉터 본인은 이와 관련해서 ‘온라인 환경은 기본적으로 강자를 위한 장소’라고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이러한 구조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사람이 재미를 본다면 반대로 누군가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양면적인 모습을 경계한다.
그렇기에 멀티 플레이에 있어서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다른 사람과 함께 플레이를 하거나 /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요소를 줄이는 형태로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서의 해법은 타이틀에 따라서 다른 편인데, 플레이어의 협력을 더하거나 순위 시스템을 조정하는 방향성으로 마감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 경쟁이 아니라 협력 콘텐츠 보스전 등도 마련되어 있는 상태
마지막으로 궁극적인 지향점, ‘놀이 측면에서의 게임’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 지점이다. 다르게 표현을 하자면 ‘장난감 같은 게임’으로 정리할 수 있는 이 지향점은 닌텐도의 지향점과 궤를 같이한다. 결과적으로 규칙을 크게 신경 쓰지 않더라도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는 타이틀이 되며, 파고 들었을 때에는 그만한 가치를 주는 타이틀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지향점이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형태가 조금 다를 뿐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같다. 간단하면서도 테크닉적인 측면에서는 깊이를 요구하기도 하며, 다른 게임에서 찾기 어려운 독특한 재미를 보여주는 타이틀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이는 에어 라이더 또한 마찬가지다. 여전히 사쿠라이 디렉터의 지향점이 잔뜩 들어가 있는 타이틀이며,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과 같은 즐거운 타이틀의 모습을 보여준다.

● 에어 라이더의 핵심적 요소 - 우당탕탕 초고속 범퍼카
레이싱 게임은 많다. 그리고 닌텐도의 레이싱 게임이라면 너무나도 굵직한 ‘마리오 카트’라는 타이틀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단순한 레이싱 타이틀은 큰 의미가 없어진다. 사쿠라이 디렉터의 말처럼, 닌텐도 캐릭터로 레이싱을 하고 싶다면 마리오 카트를 하면 된다. 그렇기에 에어 라이더는 2003년 이전 작품부터 마리오 카트와는 다른 선택지를 가져간다.
마리오 카트가 고카트로 레이싱을 하는 것이었다면, 커비의 에어 라이더는 ‘범퍼카로 레이싱을 하는 것’에 더 가깝다. 심지어 ‘초고속’이다. 전작을 포함한 에어 라이더 시리즈를 관통하는 이 키워드는 에어 라이더가 가지고 있는 플레이 양상을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좋은 문장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에어 라이드 모드의 규칙은 20여년 전도 지금도 같다. 모든 머신은 자동으로 전진한다 / 스틱을 양옆으로 흔드는 스핀을 통해서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 / 커비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카피 능력’이 일종의 아이템 사용 개념을 대체한다 / 순간적인 속도감으로 템포를 끌어 올린다는 규칙이다.

순간적이고 빠른 속도의 쾌감이 근본에 자리한다
네 가지의 기본 규칙은 다른 레이싱 게임과는 차별화된 플레이 양상을 낳았으며, 앞서 언급한 사쿠라이 디렉터의 지향점이 녹아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간단한 규칙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레이싱 장르에서 전진 후진 조작이 구분되어 있거나 심 레이싱으로 들어가면 엑셀 조작이 세밀하게 이루어지는 것과 달리, 에어 라이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전진하는 시스템을 택했다.
머신의 속도는 플레이어가 코스에서 적절한 길을 갔는가?하는 정도만이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신경을 쓸 것은 다른 플레이어의 위치 / 플레이어가 활용할 수 있는 오브젝트의 위치 정도가 변수로 자리한다. 심지어 코스를 벗어나는 요소도 거의 없다 (일부 코스에서만 있을 뿐이다) 범퍼카가 놀 수 있는 공간을 벗어나지 않듯이, 에어 라이더의 머신은 정해진 길을 자동적으로 따라가며 속도의 가감을 즐길 수 있는 타이틀로 기획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기획은 코스의 정체성을 조금 다르게 본다는 의미가 된다. 자동적으로 전진하며 코스의 이탈도 없다. 따라서 속도의 가감이나 드리프트와 같이 코스의 공략 측면을 중요하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보고 선택할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다. 결국 에어 라이더에서 코스는 플레이어가 약간의 선택을 내릴 수 있는 모험에 가까운 위치로 자리한다.

달리기 위한 코스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거대한 모험이기도 하다
기초가 되는 레이싱 모드인 ‘에어 라이드’에서 순위 경쟁을 하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속도를 얼마나 올리고 이를 잘 유지하는지에 따라서 결정되는 편이다. 그리고 이 속도를 올리는 방법이 에어 라이더 전체의 플레이 양상을 규정한다.
에어 라이더에서 머신의 속도를 올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은 상대를 스핀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점진적으로 속도가 올라가는 구조에서 속도를 길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틱을 흔들어 상대와 부딪히는 것이 첫 번째다. 여기서 말하는 상대는 다른 플레이어가 될 수도 있고 코스 내에 존재하는 다른 NPC 캐릭터들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외에도 카피 능력을 이용해 공격을 하거나 / 빨아들이고 뱉는 것을 적중시켜 속도를 올리는 방법들이 존재한다. 코스 내부에 존재하는 속도를 올려주는 오브젝트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며, 속도가 더 빨라지거나 사용하는 머신에 따라서 자동적으로 공격이 이어지기도 한다. 즉, 에어 라이더는 게임 내에 존재하는 규칙을 이용해서 적을 적중시키는 것을 유도한다. 전작부터 이어진 이러한 점 때문에 에어 라이더를 범퍼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시스템적으로 상대에게 잘 붙기 위한 요소들이 다수다
어떻게 보자면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여 속도를 올리는 것을 핵심으로 삼았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이를 위해서 추가적인 메커닉도 더해졌다. 상대를 따라가면서 속도를 올리고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게 만든 메커닉이 대표적이다. 뒤를 잘 따라갈 수만 있다면 상대와 비슷한 위치까지 도달할 수 있고 여기서 스핀이나 카피 능력 등을 이용한 공격으로 역전도 가능하다. 게임 플레이의 상황이 쉽게 바뀔 수 있고 -상위권에서 스페셜을 사용하고 내달리는 릭을 제외하면- 그것이 파티 타이틀과 같은 양상으로 만든다.
바로 이 지점을 만드는 요인들이 에어 라이드라는 타이틀을 흥미롭게 만드는 것이자 승패에 따른 결과를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에어 라이드 모드에서 플레이어는 일반적으로 코스를 2~3회를 주파하게 되는데, 코스의 길이 자체가 짧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지만 체감상으로는 그리 길지 않게 느껴진다.

이는 레이싱이라는 형태에 머신을 이용한 액션들이 들어가기에 비롯되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타격으로 속도를 올리는 일련의 과정이 점차 고속 주행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것처럼 다뤄지기 때문이다. 다른 타이틀과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바로 이것이다.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속도감과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계속 타격이나 액션을 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이 근간에 있다.
실제 차량으로 따지자면, 지속주행이라는 형태보다 엑셀을 끝까지 밟고 떼고 격하게 핸들을 꺾는 형태와 같다. 여기서 이어지는 순간적인 속도감이 플레이어의 경험을 지배하고 그 다음에는 격한 반동과 잠깐의 안정적인 주행이 이어진다.
이렇게 기묘하고 중독적인 템포가 바로 에어 라이더의 진정한 매력이다. 템포를 한 번에 올리고 플레이어의 조작에 따라 템포를 더 빠르게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게임 플레이의 깊이를 만든다. 간단한 조작과 규칙을 가지고 있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도 충분히 속도감을 느낄 수 있고 게임 메커닉을 심도 있게 파고 든다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조금 더 늘릴 수 있는 형태다.

유용한 테크닉은 튜토리얼에서도 알려주는 것들이지만, 실제 주행에서 이를 얼마나 적절하게 사용하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이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가에 따라서 플레이 결과가 갈리기도 한다. 게다가 선호하는 주행 스타일에 따라 머신 및 라이더의 선택도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코스라도 플레이 감각을 완전히 다르게 구성할 수도 있다.
그리고 에어 라이더는 기본이 되는 에어 라이드 모드 이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들을 통해 가짓수를 늘리는 선택지를 보여준다. 여기에는 전작에도 존재했던 콘텐츠들도 있으며 이번 작품에서 새로이 추가된 모드까지 포함한다. 그리고 그 볼륨 자체는 아주 훌륭하고 충실하게 구성한 모습을 보여준다.

● 가지고 놀기 좋게 - 콘텐츠의 고봉밥과 파고들 수 있는 거리들
에어 라이더가 전작부터 유지한 모드는 주행인 ‘에어 라이드’를 시작으로 도합 세 가지 모드로 구성되어 있다. 에어 라이드가 일반적인 레이싱의 형태였다면, 위에서 보는 시점으로 진행되는 ‘하이 라이드’는 비슷하지만 다른 플레이 양상을 보여주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에어 라이더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시티 트라이얼’이 계승되어 있는 상태다.
우선 하이 라이드의 경우 발매 이전 몇 차례의 방송을 통해 공개했던 대로 약간의 시스템적 변화가 가미됐다. 에어 라이드보다 더 간편하게 구성된 레이스 형태의 콘텐츠에서 조작 측면의 변화 및 라이더와 머신의 조합과 같은 요소들이 더해졌다.
그럼에도 하이 라이드가 보여줬던 근간은 유지된다. 하이 라이드의 특징을 정리하자면, 더 간편하고 짧게 즐길 수 있는 레이스 / 카피 능력 대신 일회성 아이템이 등장 / 위에서 바라보기에 다른 플레이 감각을 구현하는 것이다. 아주 간단하게 짧은 시간에 레이스를 즐길 수 있고 총 9개의 코스가 가지고 있는 기믹들이 나름의 즐거움을 만든다.

간단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하이 라이드
후술할 시티 트라이얼을 포함한 세 가지 게임 모드들은 CPU와의 대전 보다는 어디까지나 온라인 플레이에서 더 즐거움을 발휘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궁극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하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요소들에서 오는 즐거움을 중심에 두기 때문이다. 온라인 플레이가 가져오는 즐거움은 분명하지만 한편으로는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세부적으로 조절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사람이 아닌 CPU가 상대하는 것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싱글 플레이에서 생기는 명확한 한계점을 개발진은 새로운 게임 모드 ‘로드 트립’을 통해서 해결한다. 일종의 스토리 모드인 로드 트립은 튜토리얼 이후 본격적인 게임 플레이를 배우기 위해 사용하는 흐름이다. 즉, 튜토리얼은 장내 기능 시험이고 로드 트립이 본격적인 주행 연습과 시험의 역할을 담당한다.
로드 트립의 목적은 콘텐츠 구성부터 명확하게 드러난다. 플레이어는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길을 따라 움직이고 - 각 미션들을 클리어 하면서 모든 게임 플레이를 배운다 - 그리고 보상으로 주어지는 강화 패널들을 모아가며 머신들을 강화한다 - 최종적으로 엔딩에 도달한다는 구성이다.

도합 11 스테이지. 1차 엔딩 이후 진엔딩까지 갈 수 있는 로드 트립
여기서 중요한 것은 로드 트립 만으로도 에어 라이더의 모든 게임 플레이 요소를 배울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이야기 진행 도중 만나는 콘텐츠들은 에어 라이드 / 하이 라이드 / 시티 트라이얼의 요소들을 세분화하고 단편으로 만든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길지 않고 짧게 각각의 콘텐츠들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으며, 첫 엔딩까지 약 2 시간 내에서 끝이 난다.
로드 트립의 엔딩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세 개의 모드들이 보여주는 플레이는 물론, 시티 트라이얼에서 만날 수 있는 스타디움 관련 미니 게임들 / 다양한 머신 / 스타디움의 보스까지 게임 플레이로 구성되어 있는 모든 것들을 만날 수 있다. 따라서 게임 플레이 전반을 배우기에 유용한 구조이며,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금 도전하기에 적절한 난이도들로 구성되어 있다.

플레이 과정에서 몇 가지 선택을 하는 구조의 반복이다
동시에 각각의 게임 모드들은 도전과제인 ‘클리어 체커’를 통해 유의미한 콘텐츠 순환을 이루어낸다. 게임 내에 존재하는 4개의 게임 모드(에어 라이드 / 하이 라이드 / 시티 트라이얼 / 로드 트립) 및 온라인 플레이까지 총 5개의 탭으로 구성된 클리어 체커는 특정 조건을 만족했을 때에 개방되어 보상을 제공한다.
중심이 되는 보상은 새로운 머신이나 전작에 있었던 코스의 편입. 그리고 라이더 등이 된다. 이외 부가적인 요소로는 라이센스 카드 꾸미기에 사용할 수 있는 스티커 그리고 머신을 꾸밀 수 있는 각가의 요소들이다. 이러한 꾸미기 요소들은 게임 플레이 외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싱글 / 온라인 플레이를 통해서 누적한 마일을 소모해 다른 사람이 만든 머신의 디자인을 구매한다거나 하는 요소에 사용한다.
따라서 혼자서 CP들을 넣어 콘텐츠를 즐기더라도 충분히 파고들 수 있는 지점들이 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충실한 게임 플레이를 마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같은 플레이 구조가 가능한 것에는 시스템 상으로 예측이 불가능하고 무작위성이 증가하도록 구조를 짜두었기 때문이다. 예측이 불가능하기에 나오는 본격적인 재미는 에어 라이더의 메인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시티 트라이얼에서 극대화가 된다.


각 콘텐츠를 플레이 하는 것도 다른 사람의 디자인을 보는 것도 즐거운 지점이다
● 메인 콘텐츠 ‘시티 트라이얼’ - 무작위성에서 오는 재미의 극대화
시티 트라이얼은 에어 라이드의 궁극적인 지향점과 같다. 에어 라이드 모드가 레이스를 기반으로 액션을 더한 형태였다면, 시티 트라이얼은 차량 조작은 수단이며 액션이 더 중심에 자리하는 규칙을 가지고 있다. 플레이어는 5분 동안 스카이아를 돌아다니며 머신의 능력을 올릴 수 있는 파워 업 아이템을 최대한 획득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이후에는 스타디움으로 이동해 미니 게임으로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된다.
별 것 아닌 이 규칙이 흥미로운 것이자 에어 라이더의 중심에 자리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가장 즐겁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즐거움이라는 요소는 예측 불가함과 무작위성에서 출발한다. 5분 동안 박터지게 치고 받다가 미니 게임으로 최종 승자를 뽑는다는 흐름 자체는 유지되지만 그 내부를 채우는 것은 모든 플레이가 각자 다르다.

사실 시티 트라이얼을 빼놓고 에어 라이더를 논할 수 없다
시티 트라이얼의 무작위성은 거의 모든 것에 적용된다. 플레이의 무대인 스카이아라는 장소만이 유지될 뿐이며, 실제 게임 플레이는 예측이 불가능한 것들로 채워진다. 맵 곳곳에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컨테이너의 위치도 그러하고 교체할 수 있는 머신들이 배치된 위치 / 전설의 머신 등장 여부 / 이벤트 등이 모두 달라진다.
결국 어떤 것들을 얻고 계획을 세울 것인지도 상황에 따라 변경되기 마련이다. 이벤트의 경우 짧은 쇼트 레이스 / 데스 매치와 같이 간단한 도전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스카이아 중앙에 거대한 몬스터나 물체가 난입하기도 한다. 게다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보너스들의 종류도 다수가 마련되어 있어 플레이어들의 동선 등을 이리저리 복잡하게 만들 때도 있다.
최종적으로 승자를 가리는 스타디움은 이렇게 확보한 파워 업 아이템의 수치를 기반으로 유리 / 불리가 정해지는 구조다. 속도 관련 아이템이 높은 상태라면 레이스가 더 유의미하게 다뤄질 수 있고 공격이나 방어 능력치가 높다면 적을 쓰러뜨리는 배틀 로열이나 데스 매치가 더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때때로 스타디움이 고정되기도 하기에 완전히 나의 선택에 의해서만 진행되지는 않는다. 애초에 투표 형태이므로 자신이 불리한 경기가 배정될 수도 있다.


우당탕탕 무작위로 나오는 플레이가 매력적이다
무작위로 정해지는 것들이 많지만, 한편으로는 플레이어의 판단이나 능력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운과 실력의 중간 지점들을 잘 잡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에어 라이더는 분명히 플레이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보다는 통제가 불가능한 영역들이 더 많다. 이는 부정할 수 없다.
나오는 이벤트나 관련 사항들을 제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또한 다른 사람들과 같이 플레이를 한다면 통제 불가능한 요소들은 더 늘어난다. 심지어 파밍을 하면서 머신의 능력치가 상승하기 시작하는데, 후반부에는 막대한 속도감이 나오게 된다. 플레이어가 쉽게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움직임을 보여주며 잠시만 한눈을 팔더라도 저 앞으로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통제가 불가능한 것처럼 느껴지는 속도가 나온 상태에서는 파워 업을 모으는 템포 자체가 빨라진다. 컨테이너를 부수기 위해서 스핀을 할 필요가 없이 이리저리 상하고저로 최대한 많이 다니는 것이 추천되어서다.

라기에는 뭐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점
단 5분 만의 시간이지만 그 속에서 저속과 초고속이 한 호흡을 구성한다. 짧은 시간 동안 느릿느릿한 조작 가능한 시간부터 미칠 듯한 속도감까지 전부 즐길 수 있다. 긴 호흡으로 진행되다가 종점에 이르러 도파민이 터지는 것이 아니다. 순간적으로 조금씩 도파민이 차오르다가 어느 순간 통제 불가 및 예측불가 영역으로 들어가고 거기서 오는 폭발적인 쾌감이 존재한다. 브레이크가 없어진 범퍼카를 타고 질주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자면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렇게 통제가 불가능한 머신의 움직임을 최대한 통제하고 - 이를 통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파워 업을 파밍하거나 - 전설의 머신 파츠를 가지고 있는 상대를 제압하는 등 통제 불가능함 속에서도 그 영역을 최소한은 확보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그리고 이것이 에어 라이드에서 말하는 테크닉이자 플레이어의 실력에 따른 결과물로 이어진다.

물론, 그 실력 또한 운이나 무작위성의 영역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는다. 배틀 로열이나 싱글 레이스가 아니라 어느 정도 운이 필요한 ‘포인트 스트라이크’ (인간 다트) / 비행 테크닉이 요구되는 ‘에어 글라이더’와 같이 오직 단 한 판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사례도 나온다.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알기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과정 자체가 즐겁게 다뤄질 수 있게 됐다.
바로 이 점이 시티 트라이얼에서 중요한 분기점이다. 1위가 아니더라도, 게임 플레이를 잘 하지 못하더라도, 테크닉이 좋아서 더 많은 파밍을 하더라도 각각의 플레이어가 ‘즐겁게 시티 트라이얼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1위를 하면 기분이 좋겠지만, 1위를 하지 않아도 충분한 즐거움을 즐기도록 만드는 것은 사실 만들기 어려운 결과물이다.


열심히 해서 1위를 못해도 즐거우니 됐다
에어 라이더를 고평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레이싱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액션 혹은 대난투 형태라고 할 수 있는 게임 플레이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마주하는 순위라는 결과보다는 그 내부를 채우고 있는 예측불가능함 그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내부의 예측불가능함을 만들기 위해서 다수의 이벤트를 만들고 / 조합하고 / 매 플레이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도록 설계했다.
이와 관련한 시스템 전반은 사쿠라이 디렉터의 지향점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리뷰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것처럼, 놀이 측면의 게임 / 직접적인 순위 경쟁을 지양하는 것이다. 해당 지향점 속에서 나온 ‘세계 승리력’이라는 개념이 대표적인 구현이다. 승패가 아니라 ‘승수’만을 기준으로 삼고 있기에 실력 그 자체가 아니라 게임을 오래 플레이하고 경험을 쌓은 것에 더 가치를 두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예측불가, 짧고 굵게 나를 찾아오는 도파민 - 커비의 에어 라이더
정리하면, 에어 라이더를 간단하게 설명했을 때에는 ‘그저 마냥 플레이를 하면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몇 개 없는 버튼과 간단하고 직관적인 조작 / 간편한 게임 플레이 / 무작위로 나오는 이벤트를 통해 플레이를 할 때마다 상황이 달라지는 데에서 오는 재미가 있다. 하루에 잠깐 시간을 내서 짧게 즐기기에도 충분하고 파고 들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클리어 체커나 로드 트립과 같은 싱글 플레이 측면도 유의미하게 구성했다.
하지만 ‘그냥’으로 끝나지 않고 내부적인 디자인을 살펴봤을 때에는 단순하게 끝날 것들이 아니다. 레이싱 형태로 액션을 구현하고 / 액션을 바탕으로 레이싱을 했을 때 주고받는 공방과 역전의 흐름이 섬세하게 조율되어 있는 상태다. 상대를 손쉽게 따라가면서 순위가 왔다갔다 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들이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일련의 밸런스가 잘 조정되어 있는 모습이다.

햄스터인 릭은 좀 그렇지만 전반적인 밸런스는 조정된 편
물론, 콘텐츠 구성 자체가 단순하다는 점은 특정 플레이어들에게는 단점이 될 수 있다. 플레이를 장시간 한다고 했을 때에는 게임 내에 준비된 코스와 콘텐츠 내부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한정된 코스와 콘텐츠를 매번 다른 상황이 펼쳐지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개발진조차 해당 주행에서 무엇이 나올지 알 수 없는. 예측이 불가능한 형태로 결과물로 구성했다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메인 모드인 시티 트라이얼로 넘어가자면, 무작위성을 바탕으로 두면서도 플레이어의 경험이나 순간 판단에 따른 최소한의 통제가 가능하다. 바로 이 약간의 통제 가능한 영역이 무작위성 영역과 시너지를 일으킨다. 무작위 속에서도 특정 파워 업이 도드라진다거나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우연찮게 특정 전설의 머신을 획득했다거나. 자신이 있는 스타디움 미니 게임이 있다거나 등 차이들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것은 빔 스루 전반
그러나 너무 무작위성이 도드라졌어도 게임 플레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반대로 플레이어의 개입이나 통제가 많았어도 확연히 달라졌을 게임 플레이가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원작에서부터 이와 같은 예측불가한 재미가 존재했지만, 참여 플레이어의 수가 배는 늘어난 현재 기준에서 합리적인 형태로 마감한 것은 놀라운 지점이다.
결과를 미리 알고 있는 경기처럼 지루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아무도 결과를 짐작할 수 없는 형태로.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이를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게임 플레이를 구축한 것은 분명히 놀라움을 던지기에 충분하다. 그렇기에 에어 라이더는 승패를 넘어서 과정 자체를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됐다.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지점들을 보자면 충분히 고평가를 받을 만한 타이틀이다. 예측이 불가능한 재미와 여기서 나오는 도파민을 승패 여부에 관계 없이 과정 전반에 걸쳐서 전하는 타이틀은 많지 않다. 그렇기에 커비의 에어 라이더는 의미가 있는 타이틀이며, 하루에 한 번이라도 짧고 굵게 나름대로 플레이할 수 있는 재미가 충분한 타이틀이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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