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나이트메어 3 짤막 리뷰
(닌텐도 스위치 1 / 1인용 싱글 플레이)
《리틀 나이트메어 3》는 시리즈 특유의 음산하고 신비로운 북유럽식 호러 감각을 일정 부분 잃는 대신, 기존의 어두운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슈퍼매시브 게임즈의 감정선 구축과 서사 밀도를 더하며 새로운 결을 만들어낸 작품인 것 같습니다.
제작사가 바뀐 탓인지 시리즈의 정체성을 완전히 계승하진 못한 것 같지만, 다른 방향에서의 진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시도라 생각합니다.
다만 전반적인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얕은 밀도의 레벨 디자인, 단순한 퍼즐, 허무한 맵과 오브젝트 구성, 약해진 개성의 거주자 디자인,
빡빡한 타이밍으로 인해 임기응변보다는 패턴 학습을 강제하는 듯한 일부 보스전 설계,
어두운 곳에서의 나쁜 오브젝트 시인성 등.. (밝기 조정도 소용 없음.. 닌텐도 스위치1 한정?)
특히나 아쉬웠던 것은 타시어 스튜디오 시절의 스산한 북유럽식 공포감이 상당 부분 퇴색된 느낌이었고,
점프스케어에 의존성이 높던 슈퍼매시브의 다소 시시콜콜한 호러 분위기가 녹아 들어 시리즈의 호러 색채를 제법 미적지근하게 바꾸어 놓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겉보기엔 그럴싸해 보이지만, 음산하면서도 신비로움을 조성하는 핵심적인 방법은 흉내 내지 못한 느낌이랄까요..
심지어 해당 작품엔 슈퍼매시브의 장기(?)인 점프스케어조차 거의 없으며, 결국 분위기로 승부를 봐야 하지만 아쉽게도 그 완성도는 제 기대엔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아쉬운 점들이 많았지만, 캐릭터와 스토리 측면에서 이전작들보다 깊어진 감정선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결말에 다다라서는 상징적 장면들과 소품들의 의미, 여정간 쌓아 올린 복합적인 감정 등이 포개어지며 제법 여운이 남았네요.
이는 전작에선 느껴보지 못한 색다른 감상이었습니다. (물론 호기심을 유발 시키는 서사와 설정은 전작들이 더 훌륭하다 생각하지만)
DLC로 여지를 남긴 제작진의 의도를 잠깐 무시하곤 '아.. 이거야말로 당장 멀티 엔딩이 필요하다.' 싶었달까..이번 작 여주인공인 '얼론'은 1&2편의 주연인 '식스'보단 덜 매력적이지만, 좀 더 호감이 가는 캐릭터였습니다.
그 외엔, 슈퍼매시브 게임즈의 이전작들인 언틸 던, 러시 오브 블러드, 다크 픽처스 등에서 일부 영향을 이어 받은 듯한 미장센과 연출, 설정 등이 드문드문 엿보이는 듯 했고, 리나메 전작들에 대한 오마쥬도 소량 확인이 되더군요.
뭐 결론은.. '다방면으로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스토리 감정선은 인상적이었고 여운이 남았다.' 정도겠네요..
(T보단 F에게 추천합니다..)
기존 시리즈를 좋아하고 즐겨 온 입장에서 오묘하게 변화된 톤이 다소 낯설었지만, 한편으론 새로운 실험작으로 여기고 긍정적 발전을 바라봅니다.